인텔 본사와 인텔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26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받은 것은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경쟁이 공정하지 않으면 시장이 발전할 수 없다. 공정이 경쟁해야 치열한 경쟁을 거친 가격 인하와 이에 따르는 소비자 후생을 기대할 수 있다. 공정위가 판단하는 공정 경쟁 저해 유무도 주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002년 5월 삼성전자에 경쟁사인 AMD CPU 구매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결과로 삼성전자는 2002년 4분기부터 2005년 2분기까지 인텔의 CPU만 구매하며 분기당 평균 26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2위 PC 제조업체인 삼보컴퓨터에 대해서도 지난 2003∼2004년 홈쇼핑에서 AMD 대신 인텔 CPU를 장착한 PC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며, 2003년 9월에는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삼보컴퓨터가 AMD의 데스크톱용 64비트 CPU를 국내에 출시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즉, 인텔이 PC업체들에 리베이트를 줘 결국 이들이 거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저해됐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이번 결정은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적으로 인텔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다른 나라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EU집행위원회와 미 뉴욕주 검찰은 인텔의 반독점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데 EU가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공정위는 이미 이미 지난 2005년 인텔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적발해 시정 권고를 내린 바 있다. 공정위의 불공정 행위 판결에 인텔은 가격 할인 차원이었다고 반박하면서 “경쟁사인 AMD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법정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불공정 판결은 사실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 2005년 12월 말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에 대해 끼워 팔기라는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330억원의 과징금과 여러 시정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크게 반발하며 공정위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국 항소를 취하하며 공정위 판결에 승복했다. 아마 인텔도 이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다. 이번 판결은 국내 PC시장에 어떤 형태로 든 영향을 줄 터인데 더욱 공정한 경쟁이 조성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진다. 또 기업의 목적이 비록 이윤 추구에 있지만 물건과 서비스만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믿음을 줘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4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7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