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외국기업 유치 쉽지 않네"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아시아 자본 시장 허브를 표방하며 외국계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KRX는 지난 4월 베이징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내년 50여개 중국 기업 유치를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 유치는 KRX의 미래 청사진 중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의 저조한 참여와 국가간 법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 유치 단 3곳=2일 KRX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IPO)한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17일 3노드디지털이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이후 11월 화풍방직KDR이 유가증권시장에 첫 상장됐다. 올 들어서는 1월 코웰이홀딩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또 지난 28일 홍콩의 연합과기가 심사를 통과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그러나 KRX는 외국기업 유치에 자신하고 있다. 한창우 KRX 상장추진팀장은 “최근 심사를 통과한 연합과기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포함해 중국 14개, 미국 4개, 일본 2개 기업이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선전에만 30만개의 기업이 있지만 중국 내 상장이 어려워 그 중 우량기업만 유치해도 50개는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또 KRX는 지난 4월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소 했을 뿐 아니라 오는 18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2008 ICGN 연차총회’에 세계 주요기관투자들이 모일 예정이어서 이를 외국기업 유치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증권사 참여·중국 규제 철폐 관건=하지만 KRX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외국기업의 IPO 유치에 나선 증권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화풍방적 등 이미 상장된 기업의 주가도 지지부진한데다 국가마다 다른 법률과 회계기준을 넘어서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IPO유치팀 관계자는 “KRX가 적극 유치에 나선 중국기업의 경우 자국 기업의 해외 IPO와 관련해 상무부가 허락하지 않고 있어 상장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RX가 제도개선을 위해 중국 측과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어 중국 기업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증권업계의 태도도 문제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KRX가 소개해준 기업에 의존하는 게 전부고 대형 증권사도 해외 지점에서 IPO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곳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KRX가 중국 에이전시를 통해 소개하는 기업에 목을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 외국 기업 IPO 유치나 인수 등의 실적이 미미한 실정이다”며 “해외 IB사업에 전문인력 투자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