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 "中 넷심,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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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국 네티즌의 비난 세계를 받은 다국적 기업들

  “성난 중국 네티즌들을 건들지 말지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으로 ‘네티즌 여론 동향 파악’이 급부상하고 있다.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극성을 부리고 있는 ‘민족주의’가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인구와 결합하면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뿜어내고 있는 것.

2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재벌 LVMH를 비롯한 맥도널드·KFC·모토로라 등 내로라 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네티즌들의 질타에 굴복하고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샤론 스톤이 ‘쓰촨 지진은 곧 업보’라고 말한 후 LVMH가 혼쭐이 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그룹 산하 브랜드 크리스천 디오르의 광고 모델이 샤론 스톤이었기 때문이다. LVMH는 스톤의 발언이 있은 후 이틀 만에 “그의 코멘트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물론 스톤의 광고 모델 계약도 해지해버렸다.

맥도널드는 쓰촨 지진 사태와 관련해 성금을 적게 냈다는 이유로 온라인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인터넷 사이에서는 ‘맥도날드스럽다(Don’ t be too McDonald’ s)’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 회사는 성금 규모를 170만달러까지 올렸다. 노키아는 여론을 의식한 듯 일찌감치 성금 760만달러에 추가로 휴대폰 5000대를 기부했다. 노키아는 이같은 활동을 담은 보도자료를 4차례에 걸쳐 배포했다.

중국 네티즌이 ‘발끈’ 한 것은 쓰촨 지진 사태 때만의 일은 아니다. 한 블로거는 독일 스포츠 의류업체 아디다스의 신제품(가방) 무늬가 중국 국기와 아디다스 로고를 혼합시켰다고 지적했고, 이는 네티즌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아디다스 측은“중국인들을 모욕할 아무런 의도도 없었다. 우리는 중국 정신과 베이징 올림픽을 축하하고 싶었다”고 디자인 의도에 대해 해명했으나, 곧 해당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는 지난 4월 티벳 독립을 지지한다는 의심을 받아 불매운동의 초점이 됐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까지 나서 여론 진화에 나설 정도로 중국인들의 프랑스산 식품 구매 거부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심지어 오래된 광고판 때문에 코카콜라도 곤혹을 치렀다. 독일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이 티벳 승려들이 코카콜라를 마시는 3∼4년 전 광고를 사진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

그동안 거의 매년 다국적 기업과 중국인들의 마찰은 있었다. 문제는 중국 인터넷 인구가 매년 50% 이상씩 팽창하면서 비난 횟수도 늘어나고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2억1000만명으로 세게 최대다. 4900만명의 블로거가 있고 7500만명은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해 의견을 피력한다.

중국 온라인 포럼 텐야 송 정 편집장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콘텐츠를 다국적 기업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온라인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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