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 법인 대상(B2B) 인터넷전화(VoIP)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업무와 연계된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무선 복합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VoIP 시장 규모가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사업자들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2010년까지 모든 통신환경을 인터넷 기반으로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B2B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VoIP 시장은 2010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2552억원, 올해 4351억원에 이은 폭발적인 성장세다. 6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작되면 급격하게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자들은 준비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1조원 시장을 잡아라=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네트웍스가 2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앞서가고 있다. 한진중공업, 부천교육청, SH공사, 성균관대 등 약 1만5000개 법인고객을 확보했다. 삼성네트웍스는 법인 규모 및 환경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설비 그대로 또는 병행 사용이 가능한 IP-LINK △기업 내 사설교환기 없이 인터넷전화기만으로 다양한 부가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IP-CENTREX △인터넷전화기를 개별로 설치하여 사용하는 IP-Single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을 마련하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데이콤은 가입자 60만명을 돌파한 개인고객을 기반으로 B2B 시장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3자통화, 다양한 멘트·음성메세지 녹음, 호전환, 호대기 등 편리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SK텔링크는 현대홈쇼핑, 한국인삼공사, SBS 등의 법인 고객을 확보하며 10만명이 넘는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VoIP와 SK텔레콤 휴대폰 영상전화를 연동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유무선 이용자간의 개인정보관리를 비롯해 인스턴트메시징, 멀티미디어 메시징 등 통합 메시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티브로드와 큐릭스, HCN, 씨앤앰, 온미디어 등 주요 케이블TV 사업자가 주주로 참여, 지난 2006년 설립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거침없는 행보도 주목된다. 올해 가정과 기업 고객을 합쳐 가입자 규모를 최소 50만으로 설정했지만 100만 가입자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KCT는 B2B 영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사업개발팀)도 신설했다.
박영환 KCT 사장은 “흥국생명과 쌍용화재가 기존 PSTN을 VoIP로 대체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KCT가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개별 케이블TV 사업자가 방송권역내 중소기업과 학교 등을 집중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도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다음달 중순까지 6개 기업을 대상으로 단말기 BMT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융합 모델 확대= VoIP 사업자들은 B2B 시장을 위해 모바일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무선통합(FMC)폰을 개발하는 등 사업영역을 단순한 VoIP에서 통합커뮤니케이션(UC) 환경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올 초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SK텔레콤과 함께 하나의 단말기로 인터넷전화와 이동통신(WCDMA)을 사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 ‘삼성와이즈원폰’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법인 영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와이즈원폰은 사내 시스템과의 연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동 중에도 메일 송수신 및 결재 등 업무 처리를 할 수 있고 통화 버튼을 클릭하면 메일 발신자 및 결재 담당자에게 바로 연결된다.
삼성네트웍스 텔레포니사업부 신동경 상무는 “올해는 VoIP와 토털매니지먼트 서비스 ‘포유’의 결합 상품, 삼성와이즈원폰과 통합무선통신 서비스‘유레디’와 결합한 모바일오피스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컨버전스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링크 역시 SK텔레콤의 스마트폰 ‘블랙잭(SCH-M620)’에 VoIP를 탑재한 FMC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한글과컴퓨터’와 UC서비스 제공 위한 사업협력을 체결, 제품을 개발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LG데이콤 역시 FMC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oIP는 일반 전화와 달리 각종 업무 처리과정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B2B시장에 유용하다”면서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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