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생활을 벗어나게 해 주겠다며 노숙자들을 설득한 뒤 이들 명의로 250여개의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만들어 판매하고 대출서류 등을 위조해 대부업체로부터 거액의 대출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6일 황모(26)씨 등 6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노숙자 장모(35)씨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역과 대전역 등지에서 노숙자를 모집해 이들 명의로 각각 250여개씩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만든 뒤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1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같은 기간 노숙자 13명의 명의를 빌려 대출서류를 위조한 뒤 제출하는 방법으로 대출업체로부터 23차례에 걸쳐 모두 5억2000여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노숙자 모집과 관리책, 대출서류 위조책 등 점조직 사기단을 구성해 범행을 계획한 뒤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책은 서울역 등에서 노숙자들을 모집한 뒤 1인당 200만원씩을 받고 사기단에 인계했으며 관리책은 이들을 청주 봉명동 등지의 숙박업소에서 집단 숙식시키며 1인당 10여대 이상의 대포폰과 통장을 개설토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노숙자들이 개설한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넘겨받아 인터넷을 통해 개당 20여만원, 또는 같은 명의의 세트로 묶어 50∼80만원에 판매했으며 이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준 노숙자들도 커미션 명목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받아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역 주변의 노숙자를 중심으로 명의를 빌려주면 수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었다”며 “노숙자를 이용한 이 같은 범행이 유행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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