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전쟁 영웅이냐, 변혁을 앞세운 흑인 엘리트냐.’
백악관의 차기 주인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국내 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미 FTA부터 이민 정책까지 다양한 사안이 우리나라의 이해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 및 산업과 관련한 미국 대선 주요 화두를 정리했다.
◇한미 FTA 성사여부 촉각=국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한미 FTA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성사 여부의 기로에 서 있다. 두 후보의 경제 정책 중 극명한 대립을 보이는 부문이 무역이다. 매케인은 미국이 콜롬비아, 한국 및 파나마와 각각 맺은 FTA를 모두 지지한다. 유럽연합(EU)과도 새로운 무역 협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는 FTA의 무분별한 확대에 반대한다. 한국과의 FTA에도 매우 부정적이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미국이 해외에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대선 홈페이지에 중국어·한국어·베트남어 코너를 개설할 정도로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인종분류 조항과 차별정책 법안을 폐지하고 서류를 미비한 이민자들도 합법적인 시민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전문직 비자(H1-B)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오바마는 석사 이상의 고급 인력에게는 문호를 개방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미국 시민을 고급 인력으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매케인은 이민 정책에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냈다. 최근 표를 의식한 듯 최근 H1-B 비자 확대와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해 개방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영어·미국역사·민주주의가치를 습득하는 이민자 재교육을 더 강조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할까=최근 중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목하는 곳이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미 정치관계에 크게 휘둘리기 때문에 미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북미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타 개성공단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는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이나 이란, 쿠바의 지도자들과도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매케인은 적성국가와는 대화할 수 없으며 북한 핵개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는 등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전략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린IT=두 후보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무공해 에너지 개발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점에서는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각론에선 차이가 크다. 오바마는 1500억달러를 투입해 환경과 에너지 부문 일자리 700만개를 만드는 한편, 에탄올 등 바이오 개발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매케인은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선 시장 후 환경’을 내세운다. 성장이 있어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환경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조윤아·류현정·이동인기자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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