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임기 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쇠고기 협상 문제와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를 임기로 하는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처리는 어렵게 됐다.
이날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17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이니 17대 국회의원 임기 중에 마무리 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마무리 해달라” 당부했다. 또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 대만과 형평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혹시 그런 일이 생기면 수정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 문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잘못된 점을 사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적절한 기회에 쇠고기 문제를 마무리하고 FTA에 대한 국민적 협조를 당부하는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동 결과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한미 추가협의 내용이 밝혀지면 야당도 다소 입장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충분히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이 대통령의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상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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