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연남동 기사식당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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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어느때에 가도 식당 앞에 늘어선 택시들의 행렬을 볼 수 있는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는 부지런한 삶의 단면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홍대 근처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황씨(28)는 주말이면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를 찾는다.

 빈집에서 혼자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는 싸고 맛있고 양도 푸짐한 기사식당에서 먹으면 제대로 된 식사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의 가장 큰 장점은 한 골목에서 백반, 숯불고기, 순대, 중국음식 등 다양한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대부분 식당의 음식 가격이 5000원에서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이 거리에 위치한 음식점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까지 한곳에서 손님을 맞이해왔다. 오랜 시간 한곳에 있다 보니 오가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 어느새 맛집이 된 명소도 꽤 있다.

 거리 초입에 있는 연남왕순대의 메뉴는 순대국과 왕순대모듬 두 가지다. 약간 허름한 듯한 실내와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소박하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얼큰한 순대국은 비오는 날 먹기에 제격이다.

 바로 옆에 있는 중국음식점 정순발은 모든 식사와 요리를 주문 후 바로 만들어 맛과 색이 살아 있기로 유명하다. 즉석에서 만든 자장면이 4000원이고, 사천탕수육 가장 작은 것이 9000원이다.

 근처의 송가네 감자탕은 수차례 방송을 타기도 한 이 거리 명소다. 간판 그대로 감자탕이 이 집의 주력 메뉴다. 24시간 영업하는 이 집의 또 다른 일품음식은 5000원짜리 보쌈 정식과 해장국. 싱싱한 생굴과 수육, 색깔 좋은 김치가 푸짐하게 나오는 보쌈 정식은 양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

 이런 유명 맛집 외에도 ‘기사님 전문식당’이란 간판이 붙은 곳에 들어가면 돼지불백과 된장찌개로 기분좋게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다.

 ‘모르는 곳에 가면 기사식당에 가라’고들 한다. 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택시기사들이 자주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맛과 가격이 만족스러움을 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택시기사의 입에서 전해 듣는 다양한 사는 이야기를 곁들이면 사람 사는 멋을 느낄 수 있다.

 환절기에 깔깔한 입맛을 돋우고 싶다면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에서 구미 당기는 식당 중 한 곳을 골라 가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어느 곳을 가도 크게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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