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직접 투자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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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증권사들이 내년 2월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부동산, M&A 등을 통한 직접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투자(PI)’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불리는 투자은행 업무에 지난 2006년 첫 걸음을 내디딘 증권사들이 금융업계의 큰 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우증권과 한국증권은 지난해 PI에 각각 6690억원과 1조5000억원을 투입할 정도로 적극적이며 올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 들어 자기자본 투자와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이 회사는 지난 6일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해남화원 관광단지 개발과 내장산 리조트 개발 등 1조 5000억원 규모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에 참여하기로 했다.

개발도상국(이머징)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중국 랴오닝 안산시 정부와 안산시에 약 20억위안(약 2800억원 규모)의 ‘워터파크 등 대규모 종합휴양시설 테마파크 개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이달 카자흐스탄과도 자원 개발에 합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과 해외투자 등에 4조9866억원을 집행했고 이 중 1조5000억원 가량이 자기자본이었다. 이 회사는 올해 PI 규모를 2조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우증권도 해외 부동산과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2006년 인도네시아 자원 개발사업과 중국 부동산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600억원 규모를 해외 부동산과 중국 부동산에 투자했고 올해도 호주와 베트남지역 부동산 투자에 300억원 가량을 집행했다.

미래에셋증권도 PI 투자한도를 7500억으로 설정하고 이 중 약 4000억원을 수익증권과 상장·비상장법인의 지분 인수, 골프장 건립 등의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난 2006년 PI에 797억원을 집행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3262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 그 규모를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상철 대우증권 부장은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IB 업무는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 등 자금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안전한 일에 집중됐다”며 “최근의 직접투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자원개발과 부동산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굵직한 인수합병(M&A)에도 지원세력으로 참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자금은 6조4200억원. 이 가운데 약 55%는 대우증권(약 2000억원 투자) 등을 포함한 금융컨소시엄의 자금이다. 신한금융지주가 6조7000억원을 투자한 LG카드 인수에도 한국투자증권 3000억원 등 금융컨소시엄이 약 3조7000억원을 댔다.

국내 증권사가 PI와 PF에 적극 나선 것은 주식중개 수수료에 60% 이상을 의존하는 기존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아울러 IB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란 지적이다.

신훈식 한국투자증권 PI부 부사장은 “1990년대 미국 증권사의 중개수수료 수익은 1980년대에 비해 감소했지만, PI에 적극 나선 결과, 증권사 전체 수익성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부사장은 “자통법이 시행되면 국내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입 의존에서 탈피해 수익원 다양화와 자본 확대를 위해 PI와 PF사업에 적극 나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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