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국가 R&D 혁신안 무얼 담았나

 “정부 돈 무서운 줄 알고 R&D 하라는 뜻을 담았다.”

 6일 나온 국가 R&D 혁신안에는 정부 관련 예산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쓰겠다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러면서 ‘경쟁’과 ‘공개’에 기초해 R&D 결과 및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도 행간에 섞여 있다. 물론 단기 성과 내기에 급격하게 쏠릴 수 있는 위험 요소도 안고 있다. 더욱이 관련 기구와 조직의 통합에 따른 반발과 진통도 제도 혁신을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 될 게 분명하다.

 그러나 ‘효율성 제고’와 ‘엄정한 평가’ ‘세계 수준의 R&D 시스템 구축’이라는 목표는 이전보다는 훨씬 분명해진 듯하다.

 특히, 국가 R&D 정책 방향과 재원 배분을 조율하던 과학기술혁신본부 폐지 후 처음 열린 이날 회의는 민간위원이 13명으로 전체 위원 수의 과반을 넘게 됨에 따라 향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방향 결정에 민간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규 민간위원으로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희국 LG실트론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서남표 KAIST 총장 등 13명이 선임됐다.

 ◇R&D 지원 체계 간단·명료화=우선 정부 부처·소관기관별로 실타래처럼 얽혀 있던 R&D 지원 체계를 단순 명료화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관련 정책 제안자나 수요자, 수행기관 등 누가 보더라도 알기 쉽고, 받아들이기 간편하게 정리된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숫자적 축소도 중요하지만, 무엇무엇을 어떻게 수행할지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단순화·집중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이른바 ‘오픈 R&D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중복 과제 방지, 민간과의 경쟁 확대, 폭넓은 경험과 지식 습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이번 개편이 갖는 가장 돋보이는 효과로 꼽힌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과제의 기획 및 선정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평가결과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수 있도록 해 R&D 자체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외국에도 R&D 문호 개방=지금까지 정부 R&D 예산 중 거의 없었던 외국 기관과의 공동 수행도 가능해진다. 지경부는 아예 일부 R&D 수행 기관을 국제 공모를 통해 모집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임채민 지경부 1차관은 “외국 기업은 오히려 사내 R&D를 없애는 대신, 외부 R&D를 내부로 끌어오는 데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며 “외부 경쟁력을 국가 R&D 체계 전반에 적극 흡수하는 노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끼어 차별화된 R&D는 물론이고 성장 전략을 수행하지 못했던 중견기업을 위해 기술료 징수율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R&D 효율성 확대에 ‘총력’=교과부가 보고한 ‘신정부의 국가 R&D 투자전략’은 △R&D를 통한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로 2012년까지 정부 R&D 투자를 현재의 1.5배로 확대하고, 국가 전체 R&D 투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연구 주체인 대학과 출연연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자원배분과 성과확산 시스템의 선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이 하기 힘든 기초·원천연구에 대한 정부 투자를 확대해 현재 25% 수준인 기초·원천 투자비중을 5년 뒤에는 50%까지 끌어올려 창조형 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학과 출연연 등 R&D 주체에 대한 역량강화도 주력하는 부문이다. 특히 출연연 원장으로 외국인을 임명할 수 있게 하고, 출연연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추진하는 등 출연연 개혁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권건호기자 jholee@

 

<표>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명단

성명 소속 및 직위

윤종용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희국 LG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서남표 KAIST 총장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

서문호 아주대 총장

천문우 서울대 약학과 교수

이종민 광주과기원 고등광기술연구소장

이준승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김수원 고려대 공과대학 학장

이병택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정광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유명희 KIST 21C프론티어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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