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 만든 자가 처리하는 게 답"

이사람

 “환경부는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배삼준 회장은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음식물쓰레기의 처리 비용은 연간 수조원. 2005년을 기준으로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식량자원의 낭비는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매년 폐기물도, 이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도 올라가고 있지만 국가는 뚜렷한 정책을 못 내놓고 있다. 배삼준 회장은 뒷짐만 지고 있는 환경부가 못마땅하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하라고 열심히 이야기하지만 그거 가져가면 다 소용없게 돼요. 사료, 퇴비로 만든다고 하지만 저는 그말 안 믿습니다.” 환경부는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제도’에 따라 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 퇴비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 또 쓴소리를 해댔다.

 각종 오물이 섞이고, 부패된 상태로 내다버린 음식물쓰레기를 동물이 먹어서 온전하겠냐 되묻는다. 퇴비화도 마찬가지다. 1톤을 퇴비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10만원이 넘는데 시장가격은 6∼7만원에 불과해 시장성이 없다. 음식물쓰레기는 아직도 바다로, 또 어딘가에서는 땅 속 깊숙이 묻히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발생자가 처리하는 것 밖에 답이 없어요. 쓰레기 부피를 줄이고, 냄새를 없애주는 음식물처리기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입니다.” 사용자는 편리해서 좋고, 나라는 처리비용을 줄이게 되니 좋고, 다른 나라보다 앞서 성장성 있는 산업을 키우게 되니 일석삼조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홈쇼핑을 통해, 주부들 입소문을 타고 음식물처리기가 많이 팔려나갔다. “저가 제품이 판을 치고 있는 게 걱정이에요. 사람들은 음식물처리기라 하면 온풍건조식 하나만 있는 줄 압니다. 하지만 편리함, 기능 면에서 분쇄건조방식이 훨씬 탁월합니다. 근데 그걸 아는 소비자들이 드물어요. 가격이 비싸니까 쳐다도 안 봅니다.”

 가우디환경은 다음달 ‘네이처’라는 이름으로 분쇄건조식 제품을 내놓는다. 제품가격은 29만9000원이지만, 한 달에 9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음식물처리기를 빌려 줄 생각이다.

 “제가 모피사업을 오래 했습니다.” 그는 9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 피혁업체 가우디로 사업을 시작했다. “모피사업하면서 돈은 많이 벌었지만 환경운동가들한테 참 욕 많이 먹었습니다.” 배삼준 회장은 음식물처리기가 사회에 공헌하는 환경사업이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가우디환경의 홈페이지는 음식물쓰레기에 관한 그의 해박한 지식, 견해로 가득하다. 첫 제품 ‘슈슈’를 개발하는데만 90억원을 쏟아부었으니, 이제 돈도 좀 벌어야 겠단다.

 올해 업계는 음식물처리기 시장규모를 100만대로 추산한다. 배삼준 회장은 온풍건조식 시장을 잠식해 20만대를 가져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음식물처리기가 ‘일석삼조’를 해낼지 기대를 해본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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