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권익보호 환경을 만들자.’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 환경을 정부 기관이 조성·독려할 때다. 소비자만으로는 권익 보호·증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강력하고 전문적인 기관의 관리·감독하에 방송·통신서비스 소비자와 사업자간 자율적인 상생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자와 상생관계 필요
이희정 한양대 교수는 이와 관련 ‘소비자기본법’이 상정하는 소비자 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구성하는 주체로서 소비에 관해 합리적인 결정을 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체적인 소비자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소비자 책무라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소비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교육 △경제·사회 발전에 따른 소비자 능력 향상을 위한 책임이 정부 규제기관과 사업자에 고루 나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규제기관이 직접 분쟁해결에 나서기보다 간접적으로 사업자에게 분쟁해결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뒤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우에 따라선 정부와 사업자, 소비자단체간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전국연합회 상임이사도 “행정과잉규제에서 벗어나 사업자와 소비자의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특정 사업자의 독점적 요금규제를 완화하거나 단말기 보조금처럼 판매촉진과정에서 소비자 혜택을 제한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필요한 규제와 필요하지 않은 규제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이사는 “방통위가 비대칭규제를 명목으로 요금 인하를 제한하거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할인요금제를 금지하는 등 요금 경쟁을 막았던 옛 정보통신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규제기준 확립
산·학 전문가들은 자율적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규제기관 역할로서 ‘구체적인 규제기준 확립 및 중립적 분쟁 조정’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상품계약내용 제공, 판매촉진행위에 대한 규제, 방송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자체 고객불만처리체계 운용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부가통신 사업자,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MVNO), 방송통신재판매 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자들이 등장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한 소비자 권익보호 및 불만처리 체계 확립에 규제기관이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최성호 방통위 통신이용자보호과장은 “외국에서는 정보제공과 교육을 중심으로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여러 소비자 단체와 함께 이용자 교육과 정보제공은 물론이고 관련 정책토론, 이용자 제보제도 운용 등 소비자 참여를 확대할 체계를 확립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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