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수 기업, 금감원 검사받는다

 앞으로 은행을 인수하는 기업들은 해당 은행과의 금융거래 실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게 된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17일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확대하는 대신 사금고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대주주가 된 이후 거래 현황에 대해 금감원이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권과 분식회계 의혹 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권, 주식 불공정거래 조사권만 갖고 있으나 이번 조치는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금융위원회의 방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는 산업자본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의결권 기준)을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높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은행 지분을 4% 초과해 가지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검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금감원은 기업이 은행 대주주로서 특혜 또는 편법 대출을 받았는지,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은행의 신용공여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또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은행에 대출 회수 등의 압력을 가하거나 경영 정보를 얻는 사례가 있는지도 점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대주주인 기업에 대한 검사 주기를 얼마로 할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에 은행 인수의 길을 넓혀주는 대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엄격히 하고 사후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6월 말까지 구체적인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은행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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