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원자재값 상승으로 세계 경기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소비 경기 역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TV홈쇼핑을 비롯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동력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한정된 소비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제공해 온 서비스를 해외에서 선보인다면 어떨까.
우리는 그 해답과 가능성을, 지난 2004년 한국형 TV홈쇼핑이라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동방CJ홈쇼핑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년 전,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동방CJ홈쇼핑은 개국 3년 만에 흑자 경영을 달성하고, 현재 수백개의 현지 홈쇼핑 업체 중에서 매출 2∼3위를 차지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성공은 정확한 시장 전망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 차별화 전략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먼저,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상하이는 1인당 GDP가 7000달러를 웃돌고 200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고 있으며, 중국 내 가장 부유한 지역인 장쑤성, 저장성을 배후로 하고 있어 홈쇼핑 사업의 최적격지로 꼽힌다. 하지만 5∼10분짜리 광고방송 형식의 일명 인포모셜 업체의 난립으로 홈쇼핑 자체에 불신이 팽배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CJ홈쇼핑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왔다. 현 파트너사인 SMG(Shanghai Media Group)는 상하이 지역에 탄탄한 방송망이 있고, 홈쇼핑에 대한 경영층의 관심이 그 어느 기업보다도 높았다. 즉 안정적인 방송 제작이 가능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으면서도,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용이한 최고의 파트너와 윈윈 전략을 펼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지화와 함께 동방CJ홈쇼핑의 또 하나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차별화, 즉 고급화 전략이다. 앞서 말한 대로 상하이 홈쇼핑 시장은 각종 인포모셜 업체로 인해 저가 상품의 유통망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의 대책으로 동방CJ홈쇼핑은 개국 초기부터 세계적인 브랜드와 중국 현지의 고가 상품을 집중 편성했다.
실제로 중국 내 대형마트의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가 2만∼3만원 선이고 백화점이 4만∼5만원 선인 데 비해, 현재 동방CJ홈쇼핑의 객단가는 10만∼12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동방CJ홈쇼핑에서는 타 홈쇼핑과 차별화하기 위해, 1주일 이내 환불, 2주일 이내 교환 원칙을 세웠으며, 이로써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재 취소와 반품 비율이 국내 TV홈쇼핑의 절반도 안 되는 5%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의 성장을 놓고 수많은 연구소와 증권사가 보고서를 내고 있다. TV홈쇼핑 시장 전망은 그중에서도 가장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TV홈쇼핑 시장 규모는 전체 소매 시장의 0.2%에 불과한 1조4000억원 규모였으나, 향후 2013년께는 7조4000억원까지 성장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소비 시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해외 시장을 단순한 국내 시장의 도피처로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최근 많은 제조업체가 저렴한 인건비만을 생각하고 진출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게 되는 유통업체는 제조업체보다 더욱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국내보다도 더 철저하게 시장 및 고객을 분석한 후 사업 지역 상황에 맞는 현지화,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고객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잠재하는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시장이 제공하는 장밋빛 희망은 분명 준비된 기업에만 펼쳐지는 미래다.
김흥수 동방CJ홈쇼핑 대표 hs_kim@cj.net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2
누적 적설량 최대 47㎝… 한반도 때린 '눈 폭탄' 이유는?
-
3
삼성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A16 국내 출시
-
4
노을 마이랩, 美 FDA 첫 제품 등록…진출 본격화
-
5
'깜짝인하' 나선 한은, 기준금리 연 3.00%…15년만 두 달 연속 인하
-
6
삼성SDS 이준희 신임 대표 임명
-
7
K조선 새 먹거리 '美 해군 MRO'
-
8
갤럭시S25 울트라, 제품 영상 유출?… “어떻게 생겼나”
-
9
美 캘리포니아 등 6개주,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 의무화'
-
10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첫 공개…“앱 하나로 3초면 끝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