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1. 유인 우주선을 주로 쏘아올리고 있는 바이코누르 에네르기아 건물
2.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전경. 건립 중인 발사체가 멀리 보인다.
3.70년대 건립된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내 발사대. 이 발사대는 현재 부분 활용 중이다.
러시아의 우주개발 독주체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냉전시대 미국과의 전략무기 개발 경쟁으로 발사체 및 위성, 우주선 분야의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있는 러시아가 이제는, 경제적 안정을 기반으로 우주 개발시장 석권에 나선 것이다.
한국 첫 우주인이 올라간 카자흐스탄 우주기지 바이코누르에는 발사대 건설 현장 만도 10여곳에 이를 정도고, 우주인을 실어나르는 소유스 발사체는 이미 2010년까지 발사 일정이 모두 잡혀 있을 정도다. 특히 미국이 2010년께 우주왕복선을 폐기하고 차세대 왕복선을 개발하는 10년간은 적어도 우주선 분야에서는 러시아의 일방 독주가 예상된다. 러시아 현지에서 바라본 우주개발 현장과 기술 경쟁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바이코누르서 본 러시아의 미래=러시아의 대표적인 우주기지는 유인 소유스 우주선 발사만을 담당하는 바이코누르와 지난 2006년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 2호가 올라가 이름이 알려진 플레세츠크, 그리고 카푸스틴 및 스바보드느이 등이 있다.
지난 8일 도착한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얼핏 보기에는 황량한 초원이다. 그러나 비포장 도로를 조금만 달려도 곳곳에서 쉽게 발사대 건설 현장을 볼 수 있다.
에네르기아 발사체를 6000번 이상 시험했다는 ‘유니버설 스탠드 스타드’ 발사대를 관리하는 블라디미르 플로에프 안전담당은 러시아 발사체의 경쟁력에 대해 “우리는 한 번에 최대 2400톤(연료 충전 포함)까지 하늘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쏘아 올릴 수 있다”며 “다른 나라 발사체가 10번 할 일을 우리는 단 2∼3회로 다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체의 연료 수준도 3세대형인 액체산소와 액체 수소를 상용화하는 수준에 이르러 있다.
러시아인들은 최근 우주 개발에 뛰어든 중국의 선저우 유인 우주선을 보며 ‘합법적인 소유스 카피본’이라고 부르고 있다. 형태나 내부 모양이 대부분 소유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다.
◇군·민 혼합체제 “실패는 없다”=러시아는 우주 개발을 국가의 강력한 통제 하에 군·민 혼합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1960년에 설치한 일반기계 공업성이 우주용 로켓, 우주선과 미사일을 총괄하다 지금은 러시아 연방우주청(청장 아나톨리 페르미노프)에서 우주 계획을 작성하고, 예산에 맞춰 각 개발 기관에 용역을 발주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발사체 ‘KSLVⅠ’의 1단 부분을 제작하고 있는 후르니체프(사장 네스티로프), 유인 우주선을 주로 생산하는 에네르기아를 비롯해 우주 발사체 지상장비 개발 국영기업인 운송기계설계국(KBTM) 등이 연방우주청의 하부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 전성기 당시 연간 120대 정도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등 위성 발사에 적극 나서다 지난 91년부터 발사가 줄어들기 시작, 지난 95년 이후에는 매년 연평균 20여기를 쏘아 올리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 자회사격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스트라시스템즈의 알렉산드르 프로시노프 사장은 “소유스 발사 성공률은 99.9%”로 내다봤으며 “초기 실패가 다소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완벽한 상태에 이르러 있다”고 설명했다.
냉전시대 개발했던 로켓 기술력이야말로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다.
실제 소유스 유인 우주선은 지난 20년간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군용기술 상업화 적극 나서=러시아는 군용 기술을 전용한 대형 로켓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유인용 소유스(SL-4/A-2e형)와 3단식과 4단식의 화물용 프로톤(SL-12D형)이다.
지난 88년 체결된 판매 계약 제 1호가 인도의 지구관측위성(IRS)다. 또 후르니체프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러시아 프로톤, 미국 아틀라스에 의한 상업 위성 발사 회사 인터내셔널 런치 서비스(ILS)를 95년 설립하고, 96년 유럽의 방송 위성 아스틀라1F를 최초로 발사했다.
그 후 인마샛과 이리듐 위성 등 20대 이상을 프로톤으로 발사하고 있다.
유인 우주선 부문에서는 러시아도 지난 88년 최초의 유인 우주왕복선 부란(Buran)을 에네르기아에 실어 무인으로 발사해 성공했지만 제2호기 이후의 계획은 재정난 등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우주왕복선(최다 7명 승선)이 비용 대비 효율면에서 소유스(최다 3명)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러시아의 발사체 기술은 다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 연방 우주 프로그램’ 중 최고로 꼽히는 새로운 발사체 ‘앙가라’가 세계적인 성능의 ‘소유스’와 ‘프로톤’를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러시아는 우주강국의 자리를 굳힐 태세다.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구소련이 붕괴할 당시 우주관련 고급인력이 쏟아져 나왔지만, 당시 우주 개발 자금이 풍부한 미국이나 일본 등이 집중적으로 유치했다”며 “우리나라도 그러한 현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실제 이들을 스카우트할 만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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