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방통위 시대](하) 방송콘텐츠 활성화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방송콘텐츠 제작지원과 해외교류, 인력 양성을 위해 131억원을 썼다. 방송위원회도 방송 제작지원과 해외교류, 인력 교육 등에 161억원을 썼다.

항목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정 기업 혹은 기관이 같은 명목으로 문화부와 방송위에서 모두 지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예산낭비 사례 분석을 통한 예산절감 지침’을 내놓으며 지적한 ‘중복 또는 과잉투자로 인한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다. 이는 방송콘텐츠 진흥 추진체계가 문화부와 방송위로 이원화됨으로써 나타난 결과다.

문화부와 방송위는 2002년 이후 방송콘텐츠 진흥이 고유 업무라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문화부는 방송규제 기관이 진흥 업무를 같이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으며 진흥 업무는 문화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방송위는 정책·규제·진흥 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방송위가 방송 정책을 세우는 만큼 규제와 진흥 업무를 함께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방송콘텐츠 진흥 기능 중복 문제는 수년간 지속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정부조직법률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이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호영 KBI 연구원은 ‘방송영상 진흥정책의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과거 방송위와 문화부의 방송영상 지원내용이 유사하다는 점은 여러 차례 국회에서 문제로 제기됐고 학계 전문가들도 누차 진흥기관의 일원화를 제안했지만 지난 정부조직 개편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송콘텐츠 진흥과 관련, 과거 문화부가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정책 수행이 어려웠던 점을 지적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합의제로 운영되는 방통위 특성상 신속한 정책 결정과 일관성이 필요한 진흥 업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이견이 분분하다.

권 연구원은 “합리적인 진흥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방송영상진흥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된 추진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PTV 등 뉴미디어의 잇따른 등장과 방송과 통신간 융합으로 방송콘텐츠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시장의 변화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방송콘텐츠 진흥 업무를 누가 담당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보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어떻게 사용, 효과적인 진흥 정책을 수립·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시점이다.

◆방송콘텐츠 진흥정책 개선 방향 (※자료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1. 규제

- 진흥정책 추진체계 일원화

- 방송영상 진흥 위한 법 제정

2. 예산

- 보조금 지원방식의 변화

- 탄력적 지원 사업

3. 보완 ·추가

- 비정규 방송 인력 지원

- 온라인 견본시장 개설

- 저작권 신탁 시스템 마련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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