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산 임베디드 모듈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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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08년 임베디드 디바이스 시장은 세계적으로 12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4년 19조5000억원 규모로 시작해 매년 약 15% 이상 고성장했다. 임베디드 디바이스는 PDA, 휴대폰, 무선단말기를 비롯해 네트워크 장비 등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 생활과 밀접한 모든 분야에 응용된다. 바야흐로 명실상부한 ‘임베디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크게 운용체계, 프로세서, 응용 소프트웨어로 나누어진다. 국내 운용체계와 프로세서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며, 그나마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뤘다.

 임베디드 관련 업계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를 동시에 개척하는 업체와 하드웨어 업체와 제휴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나뉜다. 현실적으로 소프트웨어만을 개발하는 업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핵심인 운용체계와 프로세서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세계시장에서 가격 경쟁 및 기능 차별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임베디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대만과 중국은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저가일 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품질 경쟁 면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제품이 출시된다.

 그래도 임베디드 분야가 ‘블루오션’인 것은 틀림없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임베디드 시장을 확실히 주도하는 리더도 없는 상황이다. 때마침 기술집약적 첨단 사업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국가 비전과 임베디드 시장이 맞물린다면 IT산업계가 꿈꾸는 궁극의 ‘엘도라도’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꿈의 무대를 선점하려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장애 요인 세 가지가 발목을 잡는다. 우선은 전문인력 부족이다. 교육 체계는 물론이고 아직까지 개발자나 전공자를 위한 지원과 육성 정책이 확실히 자리 잡지 못했다.

 두 번째는 임베디드의 핵심이 되는 프로세서와 운용체계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에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단기적으로 낮은 투자 회수율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선뜻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차별화 전략 부족’을 들 수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핵심기술은 모두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술을 흉내만 낸 수준의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단순 제조에서는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하는 대만과의 경쟁에도 밀릴 수밖에 없다.

 핑계만 댈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대한민국 IT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임베디드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기업은 시장의 흐름을 먼저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행 투자를 위해 과감히 베팅할 줄 아는 겜블러의 배짱도 필요하다. 더욱이 국산 임베디드 산업 발전에 근간이 되는 인재 양성 및 개발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인재를 가꾸고 보호하는 보육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나는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할 자세를 경영과 혁신 과제에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선 세계 시장을 겨냥, 리눅스를 활용한 독자적인 OS와 하드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차별화 전략이다. 우리만의 임베디드 모듈을 브랜드화하고 SW 차별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제공 등 세세한 부분까지 능력이 닿는 한계점을 극복하려 했다. 그 결과,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경쟁자라고만 생각했던 대만 기업들이 이제 우리의 고객이 돼가고 있으며 중국 기업 역시 우리의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애물을 피해 돌아가기만 해선 경쟁 상대를 앞설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장애물을 때로는 과감히 깨부수고 고통이 따르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내 자신을 깎아낼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원천은 바로 기술이고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이다. 더욱이 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의지와 정신이다. 한국 IT산업이 세계 임베디드 시장에 우뚝 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김명현 시스템베이스 대표 mkim@sysb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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