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신문을 스크랩하지 않으면 밀린 숙제를 안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전자신문은 가장 먼저 챙깁니다.”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서 ‘젊은 CEO’로 통하는 이상현 KCC 정보통신 사장. 그는 홍보팀에서 스크랩해 올려주는 자료를 받아보는 오랜 관행을 바꿨다. 매일 전자신문을 보고 IT 관련 정보들을 손수 모으고 스크랩한다. 나아가 자신이 직접 스크랩한 자료를 아낌없이 임원진에게 나눠준다.
그는 종이 신문만 고집한다. 최근 IT 동향과 기업운영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바쁜 일과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중 하나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인터넷이요? 오래보면 눈이 좀 아프더라구요. 예전부터 종이에 인쇄된 글만 봐서 그런지, 모니터는 영 익숙치 않네요.”
그는 애독자로써 뼈아픈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요즘 스크랩하는 양이 좀 줄어 안타깝습니다. 역시 환경 변화는 무시 못하는걸까요. 하지만 얼마 전 바뀐 전자신문을 보고있노라면 예전의 그 패기가 느껴져서 읽을 맛이 납니다.”
외출할 땐 항상 신문과 함께 한다는 그는 다독가를 넘어 활자 중독이다. 영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온 시기를 빼면 올해로 꼭 18년째 전자신문 활자 속을 즐겁게 헤집고 다녔다.
“198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오늘처럼 날씨가 화창했던 4월쯤 되겠군요. 교수님의 권유로 처음 전자신문을 접하게 됐지요. 1주일에 3회 발행하고 우편으로 부쳐주던 그 시절부터 한 번도 손에 놓아본 적이 없습니다.”
정보산업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1960년대 척박한 시장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된 KCC 정보통신과 정보산업의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던 1983년 ‘전자시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전자신문은 비슷한 듯 닮아있다.
“전자신문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하지 않죠. 세월이 너무 오래되서 그런지 이젠 뗄레야 뗄 수 없는 ‘중독’ 수준입니다. ”
소문난 애독자인 그는 4일 드디어 ‘공증’을 받았다. 바로 제 52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전자신문 우수 독자 표창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시상식 때 제 옆에 계셨던 분이 생각나네요. 모 신문 애독자로 표창을 받으셨던데, 올해로 91살이라시더군요. 저도 그때쯤 다시 한번 받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요즘 유행하는 구절을 빌어 그에게 물었다.
“이상현 KCC 정보통신 사장에게 전자신문이란?”
그의 대답은 이랬다. “음, 생존에 가장 결정적이면서 없어서는 안되는 공기같은 존재죠.”
허정윤기자 jy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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