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조규대 바이온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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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종교가 없다. 대신 그는 물을 믿는다. 물은 그의 오랜 신앙이다.

“어려서 부터 약골로 소문이 났습니다. 위장이 안 좋아서 밥을 먹어도 소화가 안 됐습니다. 학교 안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지요.” 그런 그가 이온수기를 접한 것은 운명이라고 말한다. “집에 이온수기를 파는 사람이 왔는데, 하도 좋다는 말에 속는 셈 치고 한번 사봤습니다. 당시 제 월급이 17만원이었는데 18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을 덜컥 샀습니다.” 물이 몸에 맞았는지 점차 몸이 좋아졌다는 그는 그 길로 이온수기 사업에 뛰어 들었다.

 조규대 바이온텍 사장은 우리나라 이온수기 시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83년 일제 이온수기 세일즈부터 시작해 부품을 하나씩 들여와 제조를 겸했다. 기술력을 차근차근 갖춰 나가며 현재 우리나라 이온수기 시장에서 4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600억원 매출을 올렸고, 이 중 20%는 미국, 유럽에 수출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온수기 업계는 올해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약알칼리 이온수의 효능을 공식 인정하고, 위장질환에 개선효과가 있다는 표현을 이온수기에 표기하거나 광고에 활용할 수 있게 허용하기 때문이다. 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산과다 등 4가지 위장증상에 한해 효능을 광고할 수 있다.

“이미 이온수기를 접한 사람들은 그 효과를 알고 있습니다. 시행령이 시작된다고 해도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는 게 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온수기 업계는 들떠 있지만 그는 오히려 걱정을 내비쳤다. 중국이라는 위협 요소 때문이다.

 “제조업 모든 분야가 그렇듯 이온수기 시장도 중국의 약진이 무섭습니다. 3, 4년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제품의 반도 못 따라오던 기술이 곧 80%까지 따라올 것 같습니다.” 제조력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은 가격 경쟁력이 크다. 제조원가가 우리나라 업체의 절반 수준도 안 돼 반제품을 100만원 초반대면 들여올 수 있기 때문. 현재 국내 제품은 200만원 안팎에 팔린다.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바이온텍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요. 곧 개성공단에 진출합니다. 3천평 규모의 공장을 지을 부지를 물색중이고 확정이 되는대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아직 개성공단의 임금수준은 중국에 크게 못 미쳐 승산이 있다고 봤다. 중국 제품을 들여오는 것보다 물류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뷰 동안 그는 연신 물을 권했다. 이온수기로 내린 물이란다. 이온수기 장사는 ‘건강’을 파는 사업이라며 일이 재밌고 보람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본은 정수기 시장의 3∼40%를 이온수기가 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차 그렇게 만들어야죠.” 조규대 사장은 물 한 컵을 더 들이키며 밝게 웃었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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