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파일에서 목소리를 지운 뒤 내 목소리를 덧입혀 UCC로 만든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듣고, 부르고, 자랑할 수 있는 음악즐기기 3종 세트가 가능한 디지털 파일을 누구나 한 번은 상상해봤을 법 하다.
인코렙(대표 석철)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작년 4월 대구에서 문을 연 신생 벤처기업이다. 인코렙이 개발한 CP3는 음악에서 가수의 목소리만 분리해내서 듣거나, 지운 자리에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악 파일이다.
얼핏 듣기엔 쉬워 보이지만 2년이 넘는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특허까지 획득한 기술이다. CP3파일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MP3플레이어에서도 재생이 가능하고 목소리를 분리해도 원음의 손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CP3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본 엠넷미디어가 작년 11월 인코렙과 계약하고 개발·마케팅 비용을 지원해 지난 1일 ‘UC씽’이란 첫 서비스 상품을 내놨다.
‘UC씽’은 이용자가 CP3파일을 다운로드한 뒤 가수 대신 자신이 부른 노래를 녹음해 UCC로 올리는 서비스다. 테스트 기간을 포함해 100여명의 이용자가 UCC를 직접 올리는 등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과 연구소에서 유사한 기술 개발을 했지만 원곡의 손상이 심해 상품화하지 못한 것과 비교된다.
실제로 CP3는 ETRI 관계자들 앞에서 시연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기술 개발은 석철 대표와 음악 엔지니어 등 전문 음향 연구가들이 아닌 사람들이 일궈낸 성과라는 점이다.
석철 대표는 “오히려 전문 연구진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각의 틀을 깨고 바로 근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창시절 직접 밴드활동을 하고 음반까지 낸 석 대표의 경험도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에 한 몫했다.
석 대표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엠넷미디어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꼽았다. 저작권 문제 해결, 기반, 다른 서비스로 확장을 위한 네트워크 등 음악기업으로서 엠넷미디어가 가진 강점이 기술만 있는 인코렙에게는 꼭 필요한 요소였단 뜻이다.
실제로 CP3와 관련된 모든 개발과 영업은 두 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수익도 절반으로 나눈다. 엠넷미디어 역시 음악 소비 문화를 변화시키는데 CP3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코렙의 꿈은 ‘세상의 모든 MP3를 CP3로 대체하는 것’. 아직 정직원이 10명 뿐인, 대구에 본사를 둔 작은 벤처 기업의 꿈치고는 꽤나 다부져 보인다.
작년 말 서울 사무실을 낸 후 엠넷미디어와 협업해 금영의 웹노래방과 하나TV에 음원을 공급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시장에서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가라오케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인코렙의 잰 발걸음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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