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사, 세계 빌트인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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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전 업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 ‘빌트인 가전’ 시장을 앞다퉈 공략한다. 세계 생활가전 시장의 22% 정도를 차지하는 이 시장에서 현재 1∼2%에 불과한 점유율을 오는 2012년에는 5∼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과 생활가전 제조 노하우를 결합해 지멘스·월풀·밀레 등 빌트인 가전 강자와 일합을 겨룬다는 각오다.

 ◇커지는 시장, 높은 이익률=빌트인 가전 시장은 지난 2006년 225억달러 규모였으며 연평균 5%씩 커진다. 이 추세라면 오는 2012년에는 31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정수 삼성전자 상무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빌트인 제품을 선호, 시장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내수 시장은 지난해 4100억원이며 올해는 5700억원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빌트인 가전의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로 일반 생활가전 이익률 5%보다 4배 가량 높다. 김강규 삼성전자 상무는 “가전 업계에서 빌트인 시장은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가리는 곳으로 인식된다”며 “우리나라 업체들이 성장을 위해서 도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외 영업 시동=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18일 서울 논현동 시스템하우젠 갤러리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갖고, 최고급형에서 표준형까지 4개의 빌트인 패키지 신제품을 발표했다. 김강규 삼성전자 상무는 “전체의 96%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삼성’이라는 브랜드로 마케팅을 하며 유명 가구 및 설치 업체와 제휴하는 등 토착화를 시도 중”이라며 “오는 2012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LG전자(대표 남용)는 국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제안영업·설치·사후 서비스 등의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고 B2B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간다. LG전자 관계자는 “안정적인 시장진입을 위해 해외 진출이 활발한 국내 건설사와 제휴 등을 적극 추진 중으로 오는 2012년 1조원 매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내수 시장 수성=주상복합·아파트 리모델링 등으로 커진 내수 시장에서도 우위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종갑 삼성전자 상무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로 소비자들이 빌트인 가전을 직접 고를 수 있게 돼 우리나라 제품의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업대소비자간거래(B2C) 성격의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가 빌트인 가전이 B2C로 넘어가는 원년으로 보고 ‘디오스 인 갤러리’ 등을 통해 영업에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90년대 말부터 보급된 초기 빌트인 가전에 대한 교체수요가 증가하고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국내 유명 가구 업체와 협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지키겠다”고 전했다.

 대우일렉(대표 이승창)도 빌트인용 드럼세탁기·전자레인지·반찬냉장고 등의 제품군을 마련한 데 이어, ‘홈씨엘’이라는 자사 홈네트워크 브랜드로 B2B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