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일을 마침내 해냈다. 똑같은 설비와 장비로 1년도 채 안돼 LCD 생산성을 무려 30%나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못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것은 권영수 사장이 그토록 강조해왔던 ‘맥스캐파’ 담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돈을 들이지 않고 생산성을 올려보자는 발상조차 못했습니다. 작년초 맥스캐파 활동을 시작할때만해도 거의 모험에 가까운 시도였습니다.” LG디스플레이 맥스캐파 담당 김진하 상무(47)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추락했던 회사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심정이었다고 전한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탓에 어떻게 해야 기존 설비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지도 몰랐단다. 닥치는대로 시작했다.
“전 생산공정을 낱낱이 살펴보고 세부 공정별 처리시간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했습니다. 이를테면 감광 도포액을 얇게 바른다든지, 빛 감도가 뛰어난 재료를 적용한다든지, 코팅 처리를 보다 빨리 한다든지, 로봇의 동작속도를 올린다든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 찾아냈습니다.” 김 상무는 단위 생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LG디스플레이 패널기술센터에서 개발한 고감도 감광액(PR)이다.
그는 “맥스캐파가 가능하려면 결국 모든 생산공정에 관련된 업무 단위가 협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특히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장비를 비롯한 대부분의 생산공정이 표준화되는 추세여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 한해동안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TFT·컬러필터·셀 공정 전반에 맥스캐파 운동이 전면 도입됐다.
김 상무가 설명하는 맥스캐파 활동이란 한마디로 공정별 처리시간을 단축시켜 전체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는 것이다.
김 상무가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의 해결사로 나선데는 회사내에서는 ‘생산의 달인’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LG전자로 입사해 엔지니어로 일한뒤 1999년 LG디스플레이로 와서는 줄곧 생산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 2003년에는 LG디스플레이의 구미 5공장을 책임지고 맡았고, 2004년에는 파주 LCD 클러스터에 조성한 7세대 공장 공장장으로 일하면서 양산라인을 안정화시켰다.
지난해 30% 생산성 향상의 엄청난 성과를 낸 그에게 올해 고민은 무엇일까. “작년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찾아서 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제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입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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