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종별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린다고 한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2월 두 달에 걸쳐 반도체·디스플레이·정보통신 등 제조업체 19개 업종과 유통 등 5개 업종의 매출액 상위 203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19.9% 많은 62조5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집계됐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지난 2006년과 2007년보다 각각 10.9%와 0.7% 많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디스플레이 분야다. 지난해보다 100% 이상의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이 분야는 우리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일본·대만 기업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투자를 게을리 하면 언제 1위 자리를 내줄지 모른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액이 전년보다 60% 정도 줄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주요 기업이 디스플레이 투자를 강화한다니 다행스럽다.
극심한 가격하락에 고전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올해 설비투자액이 지난해보다 8%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반도체가 어느 분야보다 선제적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스럽다.
사실 이명박정부가 제시한 6% 성장과 연간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의 전폭적인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이들 200대 기업이 애초 계획한 설비투자를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제반 여건 조성에 우선 힘써야 한다.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도 이를 믿고 올해 대폭적인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는만큼 움츠린 기업의 기 살리기에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제 정부가 법인세율을 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한 것도 기업 기 살리기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경쟁국과 비교해 더 내릴 여지가 있는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도 그동안 기업이 계속 요구해온 것이다. 마침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오는 6월 조세특례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통해 현행 7%인 기업의 R&D 투자 세액 공제를 1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혀 다행스럽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동안 투자에 인색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다시 투자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서 기업연구소가 있는 500여개 기업도 올해 R&D비를 지난해보다 12.3% 많은 28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원도 3만명 정도를 새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공직자는 머슴”이라면서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 발상을 주문했다. 이번 200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 경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담당자들은 다시 한번 들메끈을 고쳐 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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