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빠진 주물가격

 주물생산업체들의 대기업 납품 중단이 산업계에 큰 파장을 미치는 가운데 주물 가격의 적정 인상폭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 등 대기업도 주물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나 추구하는 ‘원가경쟁력”과 주물조합이 요구하는 ‘가격현실화’ 사이에서 적절한 인상폭에 타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쓰는 주물제품의 가격은 품질, 납품조건에 따라 들쭉날쭉하지만 평균적으로 kg당 1200∼1300원선에서 거래된다. 주물조합은 현재 납품가격에서 250원(20%) 안팎의 가격 인상을 대기업측에 요구하는 상황이다. 주물조합은 원자재인 고철과 선철의 가격상승분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가격인상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주물조합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고철가격이 kg당 385원에서 520원으로 35%나 뛰어 올랐다. 지난해도 납품가 인상이 원자재 상승세에 훨씬 못미치는 소폭에 그쳤다”고 말했다.

주물은 일반적으로 고철과 선철을 8대 2의 비율로 녹여서 만든다. 따라서 지난 2년간 고철가격의 원가상승분만 따져도 주물가격을 평균 20%는 올려야 한다는 주물조합의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반면 수요자측인 대기업들은 원가상승분을 모두 흡수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중장비를 제조하는 대기업 A사의 한 관계자는 “주물가격의 인상폭은 원자재 상승의 60∼70%선이 적정하다고 본다”면서 “인상요인이 있다고 부품가격 인상을 모두 인정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고통분담을 나누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주물생산업체들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공급을 중단했으며, 협상이 결렬되면 10일 이후에도 계속 납품을 중단하거나 생산까지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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