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공격 대상은 KTF가 아닌 KT.’
향후 결합시장에서 나타나게 될 공·수비 진영의 구도는 SKT 대 KTF가 아닌 SKT 대 KT다.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는 SKT의 노림수는 이동통신이 아니다. 이미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SKT로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증가가 오히려 독이다. 독점과 그로 인한 시장지배사업자 규제 강화 논란만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이 점하고 있는 유선시장, 특히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다르다. KT 가입자 대비 절반 수준 정도의 고객을 확보한 하나로텔레콤은 뺏어올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시내전화도 VoIP 전략에 따라서는 크게 요동칠 수도 있다.
앞으로 2000여 SKT 대리점에서 전략적으로 결합상품이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KT 공격의 주체는 하나로텔레콤이 아닌 SKT가 되는데 그 칼은 KTF가 아닌 KT를 향해 있다는 의미다.
SKT 고위 관계자도 “하나로텔레콤의 존재는 이동통신 가입자를 유지하고, 초고속인터넷 및 IPTV 가입자를 뺏어오는 카드”라고 설명한다.
이는 매출 증감 공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유지된다는 것은 마케팅 비용의 절약을 의미한다. 요금 인하로 인한 매출 손실을 만회하는 효과이기도 하다. 물론 하나로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가입자 증가로 인한 매출 향상으로 만회하자는 전략이다.
이제부터는 KT의 대응 방식을 주목할 차례다. KT-KTF 결합상품은 이미 출시됐지만, 그간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유선 가입자를 지키고, SKT 이동전화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해법. 당분간 ‘공격이 방어’일 수밖에 없는 시장에서 KT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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