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빼내기 `충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기술 유출 사건, 중국에 유출된 PDP기술, C사의 PDP라인 심의 진행 상황

 중국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기술력을 전방위적으로 빼내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충격이 크다. 중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각광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까지 넘보고 있어 이번 PDP 기술 유출 사건의 파장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PDP 기술 유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돼 온 일이다.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표적이 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중국은 이미 오래 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표적으로 삼았다. 과거 하이닉스반도체의 LCD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하이디스를 지난 2003년 중국 비오이(BOE) 그룹이 전격 인수하면서 기술유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휴대폰용 소형 LCD 패널을 주로 양산하던 비오이하이디스는 경영부실로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또다시 대만의 ‘PVI’사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시 비오이가 승계했던 직원들도 지금은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핵심 기술력만 가져간 채 비오이하이디스는 ‘껍데기’ 상태로 다른 주인을 찾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에 불법 기술유출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B사의 모회사 C사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내 2위 TV 업체인 C사는 과거 E사의 PDP사업부인 D사를 지난 2006년 말 대주주인 미국계 펀드 ‘매틀린패터슨’으로부터 92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기술유출을 시도한 8면취 공법을 중국 쓰촨성에 짓고 있는 PDP 양산라인에 적용하려 했다는 혐의다. C사의 행보 가운데 더 큰 우려는 PDP는 물론이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떠오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까지 넘보고 있다는 대목이다.

 C사는 D사에 이어 OLED업체인 F사도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주인인 매틀린패터슨과 막바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는 이르면 이달 말 본계약을 할 계획이다. C사는 F사의 공장과 설비를 모두 중국으로 이전한 뒤 내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휴대폰 모듈 등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수동형(PM) OLED 시장에 대응, 독자적인 양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올해 범정부 차원에서 PM OLED 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비록 합법적이라고는 하나 차세대 OLED 핵심 기술이 빠져나가 향후 중국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 유출 근본적 처방 미흡=문제는 현행 법·제도로는 ‘기술 유출’이 불 보듯 뻔한데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나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해외 기업에 아예 매각될 때는 합법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박근혜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기술유출방지법안도 국가 예산을 투입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매각에 한해 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정도다.

 정부로선 기술 유출 우려는 있지만, 외자 도입을 활성화하고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사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정부 차원에서 뭔가 대안이 필요하다”면서 “대만·일본·중국 등도 특혜 제도를 만들어 자국 내 디스플레이산업을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문제가 된 C사는

 C사는 중국 2위 TV회사다. 모회사인 C그룹과 함께 중국 최대의 CRT 모듈 생산업체를 합작해 자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PDP회사기도 하다. PDP 패널을 생산하면 회사 인지도를 발판 삼아 안정적으로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DP 공장의 기초공사를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초공사에 대한 투자가 이미 1250만달러를 넘어섰다. 기술 투자의 배경에는 한국PDP업체인 D사를 인수한 것이 큰 힘이 됐다. D사는 한국 PDP기술의 원조사로 2006년 12월 C사에 인수된 뒤 기술을 전수했다. 당시에도 국내 전자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됐다는 논란이 거셌다. 회사는 현재 베이징에 기술연구소를 한 개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총 3단계에 걸친 PDP라인 투자를 계획했다. 지난해 1월 1단계 투자로 60억위안(6억8000만달러)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안에 라인이 완공되면 7월 초기 양산에 들어가며 42·50인치 이상 패널을 주로 생산하게 된다.

 1단계 라인의 용지면적은 29만1041평방미터(㎡)고 앞으로 7만2390㎡가 더 증설된다.

◇주요 기술 유출 사건 

- 시기(년.월): 내용: 피해예상액

06.6: 시스템반도체 첨단기술 유출 시도: 2400억원

07.5: 와이브로 기술 유출 시도: 15조원

07.5: 현대기아차 핵심기술 유출 시도: 22조원

07.7: 조선기술 유출 시도: 5000억원

◇중국에 유출된 PDP기술

-PDP 모듈 생산공장 각종 장비의 배치도 및 위치 변경 등 파일 1182개

-PDP 모듈 생산공장 전력 설계 각종 자료 

◇C사의 PDP라인 심의 진행 상황

-시기 // 진행상황

07.3.21 // PDP프로젝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실무회 심의 상정

07.4.9 // 국무원 허가

07.4.13 //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심의 허가

07.4.27 // 상무부 합자공사 설립 심의 허가

07.4.28 // 건설공사 기공식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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