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한전의 해외진출`

한국전력공사의 해외 진출에 끝이 없다. 지역도 지역이지만 자원개발, 컨설팅 등 분야도 다양하다.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3개월 새 7건=한국전력공사(대표 이원걸)은 5일 카자흐스탄의 에너지 전문기업 ‘차펙(CAPEC)’과 전력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차펙은 카자흐스탄에서 총 930메가와트(㎿)의 발전설비를 포함, 전력 및 난방의 생산·공급·판매를 담당하는 민간 종합 에너지기업이다. 한전은 차펙과 함께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시의 석탄화력 발전소 신규 건설(240㎿)과 증설(360㎿→600㎿) 사업을 추진한다.

업계는 한전의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이 가시화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고유가 및 대외 개방정책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힘입어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활발하다. 카자흐스탄만 해도 오는 2015년까지 전력산업 현대화 작업에 총105억달러를 투입하는 한편, 전력생산량을 지금보다 3분의 2 이상 늘릴 계획이다.

차펙과의 MOU 교환은 최근 잇따른 한전의 해외 진출 시도의 일부일 뿐이다. 최근 3개월 내에만 7건 이상의 해외 진출 성과를 올렸다.<표참조>

◇이원걸 사장, “해외 사업 기회를 놓치지 마라”=한전의 해외 진출 움직임은 작년 초 현 이원걸 사장(59) 취임 이후 빨라졌다. 이 사장은 취임 당시 중점 사항으로 해외사업 및 신규 수익원 창출 등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외 매출을 오는 2015년까지 2006년 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높인다는 해외사업 비전도 발표했다.

이원걸 사장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내 전력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기 때문. 전력수요 증가율은 1990년대 10%대에서 최근 4%가량으로 낮아졌다. 2010년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이전 사실상 전력수요 증가율이 0 이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전력IT 도입과 설비 자동화로 발생한 유휴인력, 민간발전사업자와의 경쟁 등도 고민이다. 결국 전력 인프라 수준이 낮은 신시장을 중심으로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원걸 사장은 “중앙아시아 지역은 발전소 건설·운영·성능개선, 자원개발-전력 플랜트 연계 및 송배전시설 현대화 등 사업기회가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식 사업모델을 발굴해 새 수익원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 내 한국전력공사의 해외 진출 성과

- 일시: 내용

2007. 11: 한전 컨소시엄, 印尼 전력사업 참여에 印尼 정부 지지 확보

2007. 12: 산서국제전력집단공사(SIEG) 등과 합자회사 ‘거멍국제에너지유한공사(格盟國際能源有限公司)’ 개소

2008. 1: 러시아 테크노프롬엑스포트(TPE)와 러시아 발전소 건설시장 동반진출 MOU 교환

2008. 1: 볼리비아 전력공사(ENDE)와 전력산업 협력 협정

2008. 1: 터키 정부와 터키 최초원전 공동수주 협력 협정

2008. 1: 캐나다 ‘피션’과 워터베리 레이크 우라늄 공동탐사 위한 합작투자계약

2008. 2: 방글라데시 전력청과 400kV 송전선로 건설 컨설팅 수행 계약

2008. 2: 4억5000만달러 규모 서부아프리카전력공동체(WAPP) 전력설비 건설 및 운영사업 수주

2008. 3: 카자흐스탄 ‘짜펙’과 전력사업 협력 MOU 교환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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