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MVNO `깊은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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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면 올 하반기 도입될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두고 기존 및 잠재 통신시장 플레이어들이 계산기 두드리기에 한창이다.

 이는 새 정부가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이해득실을 따지고 일부는 준비작업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진출을 선언한 사업자들은 포화된 시장에서 수익모델 고민에 빠졌다. 이통사업자는 각 사의 위치에서 손익 계산에 돌입했다. 3자 구도의 이통시장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되는만큼 MVNO를 위한 업계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진출 예정 기업, 서비스 형태 고민=현재 공식적으로 MVNO 진출을 선언한 곳은 온세텔레콤·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은행연합회 등이다.

 MVNO는 기존 이통사와 마찬가지로 정보통신부에서 01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부여받아 가입자를 모집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가입자 4300만명에 이르는 포화된 시장에서 어떻게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기본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 저렴한 음성 통화 서비스를 이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권황섭 중소통신사업자연합 회장은 ”이동통신 3사가 실현할 수 없는 파격적인 요금제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비스 형태를 두고 고민이 크다. MVNO는 이동통신망사업자(MNO)와의 계약에 따라 가입자를 모집하는 ‘단순 무선재판매’부터 최소 설비만 임대하고 나머지는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완전 MVNO’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이들 신규 사업자는 독자 장비를 구축해 이통 3사 수준의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지만 구축 비용 및 기술 등이 부담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망을 빌려 별도 브랜드와 독자적인 요금체계를 갖추는 ‘부분 MVNO’ 형태를 선택할 예정이다. 케이블 진영 등에서는 MVNO 단계를 뛰어넘어 직접 MNO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사업자들 손익계산 엇갈려=기존 이통사업자들은 MVNO 도입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내놓은 각종 할인 요금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요금할인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핀란드는 MVNO 도입 초기 요금인하 폭이 평균 10%에 육박했다.

 하지만 선후발 사업자 간에 MVNO 도입에 따른 손익계산은 묘하게 엇갈린다. KTF 등 후발 사업자는 가입자 이탈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고객관리 어려움 등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망 이용대가 등을 받아 수익성 감소 부분도 어느 정도 상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동전화가 의무제공대상 서비스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SKT는 득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른 사업자가 서비스 도매 판매를 요구할 경우 무조건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SKT 관계자는 “진출 의사를 밝힌 사업자들의 실질적인 의견 타진은 없었다”면서 “정부 로드맵이 나온 이후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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