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는 국민에게 문화재 관리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숭례문 화재사고는 방화로 인한 화재이므로 사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범죄로 인해 문화재가 소실됐기 때문에 문화재청·소방당국·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묻기에는 한계가 있고 향후 같은 피해가 속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신속하게 소방방재청과 문화재청 담당자와 연락이 되고 평시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소방당국이 문화재 화재진압 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사전에 화재 등 재난상황에 대비한 감지센서·화재진압자동화시설·재난정보전달체계 등이 갖춰져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했을 것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IT를 적용하고 있다. 그 사례로 ‘u-IT 터널 안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으로 항만터널에 돌발 교통사고 발생 시 긴급지원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USN(Ubiquitous Sensor Network)을 기반으로 구조물·노면·화재·공기·조명센서를 이용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찰청·소방방재청·교통방송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터널 내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는 ‘u지역정보 시범화 사업’으로 상가에 불꽃·빛·온도를 감지하는 254개의 센서를 구축하고 감지된 정보가 상가사무실·119안전센터·소방본부 3개 모니터에 떠 화재를 알리고 경보를 발령하는 ‘u화재예방시스템’을 구축했다.
숭례문 화재사고 같은 재난으로부터 문화재를 방재하려면 예방 및 대비단계와 대응 및 복구단계에서 IT를 적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방단계에서는 문화재 화재 시뮬레이션으로 발생형태와 화재확산 피해규모 정보를 이용, 문화재에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시설과 불연화시설 등 화재방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문화재청·소방당국·지방자치단체가 문화재 재난상황에 대비해 교육·훈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모의훈련시스템을 개발해 관련자가 숙지할 수 있도록 한다.
문화재 대응 및 복구단계에서는 감지센서를 거쳐 사전대책으로 화재·연기감지센서와 출입통제를 위한 폐쇄회로(CCTV) 등 ‘USN 기반의 영상전송기술’을 적용, 감지된 정보가 상황실에 전달돼 소방장비·인력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해야 한다. 문화재 관련 재난상황이 담당자에게 전달되고 행동요령이 알려지도록 사전에 정보시스템을 구축, 재난 발생 시 관련 조직 담당자에게 휴대폰·개인정보단말기(PDA) 등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문화재에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적용, RFID에 관리자·유지보수내역·화재발생내역·도면·화재진압방법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이 정보로 보다 효과적인 진압작업을 할 수 있다.
문화재 방재와 재난상황 대응을 위해 IT 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IT는 재난대응활동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지, 실질적인 재난대응활동은 인력 및 장비가 담당하게 된다. IT는 보다 효과적으로 인력을 배치하고 장비를 투입하는 데 활용된다. 문화재가 화재·도난·훼손 등으로 소실되는 것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IT를 최대한 활용해 문화재 관리를 철저히 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정덕훈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경영정보학과 교수(duk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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