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 없으면 디지털 강국도 없다

 중국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가 지난해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SW 시장은 임베디드·서비스·시스템 통합 같은 분야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76조원의 규모를 달성, 전년보다 20.8%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SW강국이 아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부쩍 SW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며 SW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다. 이미 SW강국 반열에 올라와 있는 인도도 SW산업 올인을 선언하며 SW강국의 이미지를 더욱 굳혀가고 있다. 최근에도 인도 SW기업들은 IT도시인 벵갈루루에서 모여 인도 SW 시장 규모를 수년 안에 10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인도 SW협회장은 “SW는 인도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시장을 키우기 위해 원천 기술에 집중하고 벤처 자금을 늘리며 교육 제도를 대대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동안 아웃소싱을 바탕으로 SW산업을 키워온 인도는 이보다 한 차원 높은 컨설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최근 방한한 팔미사노 IBM 본사 회장과 만나 “IT산업에 강점이 있는 우리가 이제 인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라고 했다는데 사실 SW에 관한 한 우린 아직 인도기업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

 IT가 일반화되고 모든 산업영역에 녹아들어감에 따라 앞으로 SW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지금도 SW는 자동차·비행기·휴대폰 같은 주요 하드웨어 기기의 개발 원가에서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SW의 이 같은 중요성에 비해 이명박 정부도 그렇고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당장 삼성만 해도 반도체학과와 휴대폰학과는 지원하지만 SW학과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SW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은 당장 우리 산업규모와 낮은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SW생산액은 총산업 생산액의 1.1%로 다른 선진 SW국가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시장 규모도 지난 2001년 40억달러에서 2006년 78억달러로 더디게 성장하고 있으며 7000억달러가 넘는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명박 당선인은 세계 최강의 디지털국가를 제시하며 국내 SW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이 임박한 지금 SW의 중요성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앞으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소득 3만달러도 SW강국도 요원할 것이다. 소득 3만달러의 견인차라고 하는 IT와 금융·제조업 모두 최상의 고부가 영역인 SW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SW는 단순히 IT산업의 일부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장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디딤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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