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철이 없어졌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지만 에어컨의 디자인과 시원한 바람을 주무기로 시장을 후끈 달구고 있다. 가전업체는 신제품을 홍보하고 예약주문을 받는 등 총력전이다. 전국의 주요 백화점과 전자전문 양판점도 가전업체의 판촉무대로 탈바꿈한 상태다. ‘여름엔 모피, 겨울엔 수영복’을 판매하는 역발상 마케팅이 일반화되면서 한여름에 불티나게 팔릴 에어컨도 연간 판매량의 40%가량을 겨울철 예약판매에서 소화된다.
◇에어컨은 인테리어=에어컨은 실내 인테리어와 가장 잘 조화된 가구다. 한 쪽에 우뚝 서 있기보다 컬러·디자인·기능성으로 주변 전자제품과의 어울림을 추구한다. ‘가전에서 가구로’ 진화해 온 디자인 추세는 갈수록 가속화했다.
LG전자는 예술 작가 6명의 작품을 휘센 에어컨에 적용했다. 한 장의 패널에 조형 작품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등을 이용, 입체감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의 아트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노용환 LG전자 에어컨사업부장(부사장)은 “에어컨은 더이상 냉방기기가 아닌 집 안의 인테리어 요소로 쾌적한 생활을 제공하는 라이프 컨디셔너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테리어 오브제 개념으로 거실 전자제품과 조화를 이루는 신제품을 내놨다. 에어컨 전면부를 하나의 패널로 제작해 전원을 켜면 전면부가 앞쪽으로 4∼5㎝ 튀어나오면서(슬라이딩 도어 방식) 위와 옆에서 바람이 나온다. 무드라이팅을 도입해 전면부의 꽃이나 나비 문양의 조명이 작동방식과 온도 변화에 따라 바뀌어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 준다. 윤백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2008년형 하우젠은 냉방성능·디자인·전력효율·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만개한 꽃 문양에 흩날리는 갈댓잎으로 ‘시원한 자연미’를 강조했다. 위니아만도는 작은방에 설치 가능한 천장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하이얼코리아는 3월에 다양한 문양이 포함된 벽걸이형 신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캐리어에어컨은 행남자기와 제휴하고 백유리 디자인을 채택한 동양적인 순백의 미를 강조했다.
◇최대 120만원 할인=국내 가전업체가 다음달 말까지 진행하는 한겨울 예약판매 판촉 경쟁을 잘만 이용하면 최대 12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발빠르면 스와로브스키 목걸이를 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멀티 에어컨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100만원 할인한 가격을 제시했다.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70만원까지 깎아준다. LG전자는 실외기 1대에 실내기 2대 또는 3개의 프리미엄 제품 예약 구매 시 최대 120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할인과 함께 휘슬러 압력밥솥·전자사전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이상민 작가 제품은 선착순 500명에게 스와로브스키 목걸이를 증정한다. 설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리조트·오션월드 이용권과 명화퀴즈 응모 고객에게는 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여행권도 함께 제공한다.
대우일렉은 구매 고객에게 선풍기·전자레인지, 위니아만도는 한 대 가격으로 벽걸이형 에어컨까지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집에 맞는 에어컨은 몇 평짜리일까?=아파트나 주택은 주로 거실 면적으로 계산하는 데 통상 분양 평형의 2분의 1 정도로 선택한다. 여러 사람이 근무하는 사무실이나 상가는 1∼2단계 위의 제품을 선택한다. 일반 가정용 에어컨의 냉방 능력은 에어컨의 크기가 아니라 내장된 컴프레서의 성능에 따라 결정된다. 냉방 용량을 잘못 선택하면 값비싼 돈을 주고 산 에어컨이 전기요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관리사무소나 주변 부동산에서 자기 집의 도면과 거실이나 방의 크기를 물어보고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크게 멀티형과 일반형으로 나뉜다. 기능에 따라 수백만원의 차이가 난다. 일반형 제품은 100만원 후반에 판매되나 실내기 3대는 최대 500만원, 2대는 최대 300만원대다. 또 온도 변화를 알려주는 무드라이팅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20만원가량 비싸고 전원을 켜자마자 냉각 바람이 나오는 U커브 제품은 30만원가량 비싸다. 냉난방 겸용은 냉방 전용보다 약 10만원 비싸다.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실내기 2대 제품은 13만원선, 고기능 제품은 18만원 정도의 설치비가 든다. 프리미엄급은 20만원대다. 전기료 부담은 과거에 비해 덜해졌다. 이전엔 하루 6시간을 한 달 동안 쓰면 최대 15만원 정도 전기요금이 나오나 최근엔 초절전 제품이 많이 등장했다. 소비자의 선택 폭도 덩달아 넓어졌다.
◆장소에 따른 에어컨 구입요령
- 슬림형(스탠드) : 주로 가정용 거실·소형 사무실
- 분리형(벽걸이) : 가정용 거실·소형 사무실
- 중대형 : 사무실·중대형 업소
- 냉난방기·히트펌프 : 사무실·업소(난방장치가 없는 장소)
- 멀티형 : 실외기를 많이 설치할 수 없는 장소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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