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시장, 글로벌 업체 `격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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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코리아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네티즌만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에서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유니버설 서치’를 변형한 ‘섹션 유니버설 서치’를 공개했다. 유니버설 서치는 웹 문서에서 동영상·뉴스·블로그·이미지까지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검색 결과를 보여 주는 검색 기술이다.

 한국 시장을 겨냥한 섹션 유니버설 서치는 검색 이용 패턴을 분석해 통합 검색과 함께 한 화면에서 블로그·이미지·뉴스처럼 가장 즐겨 보는 분야의 검색 결과를 따로 보여 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 이원진 사장은 “1년 동안 구글코리아에서 개발한 역작”이라며 “국내 네티즌은 카테고리 검색에 더욱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통합 검색 결과를 두 개 세션으로 나눴다”고 말했다. 수십개의 서비스를 선보인 구글이지만 한국 네티즌만을 위한 첫 번째 서비스인 셈이다. 

 # 글로벌 인터넷 업체, 현지화에 승부수 

“현지화로 승부를 걸겠다.”

 글로벌 인터넷 업체가 국내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글로벌 업체에 국내 인터넷 시장은 최신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 무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 ‘테스트베드’가 아닌 전략 시장의 하나로 지위가 격상됐다. 그만큼 국내 인터넷 시장이 성숙했으며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업체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뺀 든 히든 카드가 바로 철저한 ‘현지화 서비스’다.

 올해로 국내 진출 4년을 맞은 구글은 본사 서비스를 단순 한국 시장에서 ‘이식’하는 데서 벗어나 처음으로 섹션 유니버설 서치라는 한국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달 23일 정식으로 진출한 유튜브도 국내 네티즌을 위해 10여개 동영상 저작물(UCC) 업체와 손잡았다. 동영상 콘텐츠 규모 면에서 가장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유튜브지만 ‘토종’ 네티즌을 유혹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이다.

 또 자사 플랫폼을 ‘한류 콘텐츠’를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사실 유튜브는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국내에 사이트를 열었다. 인터넷 인프라 면에서 전 세계 1, 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인 셈이다.

 유튜브 측은 “다른 나라에서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어 한국 시장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세컨드 라이프도 설립 3년 만인 지난 25일 한국 땅에 문을 열었다. 이미 시범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소개했지만 그만큼 한국 시장을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밖에 인맥 구축 사이트의 대명사 ‘마이스페이스’도 ‘싸이월드’와 같은 쟁쟁한 토종 업체가 있는 점을 감안해 서비스와 출시 시점 등을 조율하는 상황이다. 

 # 글로벌 VS 토종 = 브랜드 VS 노하우

 글로벌 인터넷 업체가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과연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는 상당한 점유율을 올리고 있지만 유독 인터넷만큼은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구글은 전 세계에서 5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올렸지만 한국에서는 채 2% 수준에 만족했다.

 이 때문에 유튜브·세컨드라이프·마이스페이스와 같은 글로벌 업체도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를 확보하는 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만큼 쟁쟁한 토종 서비스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구글은 네이버·다음과, 유튜브는 판도라TV·엠군과 승부를 벌여야 한다. 마이스페이스도 싸이월드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오히려 간판 토종업체는 글로벌 업체의 진출을 반기고 있다. 그만큼 시장도 커지고 서비스 홍보 효과 면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경익 판도라TV 사장은 “글로벌 업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네트워크와 브랜드”라며 “반면에 우리는 네티즌의 입맛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로 무장하고 국내 시장 주도권을 위해 잰걸음을 시작한 글로벌 업체가 원하는 성적표를 받을지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인터뷰-구글은 네이버와 다른 유니버설 검색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

 “유니버설 검색은 구글의 철학이 녹아 있는 것으로 네이버의 통합검색과는 다른 개념이다.”

 구글 코리아의 이원진 사장은 30일 강남 파이낸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 론칭하는 ‘유니버설검색’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은 검색어를 입력할 때 자신이 어떤 형태의 플랫폼으로 결과를 얻고 싶은지 모른다”며 “유니버설 검색은 웹 문서, 이미지, 동영상, 뉴스,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합해 블렌딩방식으로 랭킹을 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께 도입된 섹션형 검색이 네이버의 통합검색방식과 유사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섹션형 검색은 블로그, 이미지, 뉴스만을 카테고리 별로 묶어 화면 오른쪽에 게시하는 형태. 이해 대해 이 사장은 “구글은 항상 10개 정도의 항목만을 게시한다”며 “스크롤이 필요 없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섹션형 검색의 경우 밑에 광고가 붙기 때문에 결국 스크롤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통합검색과 비슷한 방식일 수 있지만, 검색에 가장 적합한 3∼4개의 결과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사용자 중심이라는 구글의 철학이 녹아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원진 사장은 이번 유니버설 검색의 도입에 맞춰 올해를 한국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구글코리아는 1년전에 비해 인력이 세 배이상 증가했다”며 “기본적으로 검색에 역량을 집중하되 블로그 등 뉴미디어 사업도 계획중이다”고 말했다. 또 모바일 광고 대행과 같은 신규사업부문 진출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

◆글로벌 vs 토종 경쟁 구도 < ( )은 진출 시점 >

- 구글 (2004년 9월) <---> 네이버·다음

- 유튜브 (2008년 1월) <---> 판도라TV·엠군

- 세컨드라이프(2008년 1월) <---> 엔씨소프트· 넥슨

- 마이스페이스(2008년 상반기 예정) <--->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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