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불법유통 미국 언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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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이 사라진 145만대의 아이폰을 찾기 위해 때아닌 수색작업(?)에 나섰다.

애플이 이달초 열린 ‘맥 월드’에서 지난 한해 동안 총 375만여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밝힌 반면, 애플의 이동통신 파트너인 AT&T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아이폰 가입자 수가 200만명이라고 밝히면서 숫자상 큰 차이가 있음이 알려진 것.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은 미국 온라인 IT전문뉴스 C넷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탠포드 C.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새코나기의 보고서를 근거로 ‘아이폰이 AT&T의 대리점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뉴스를 게재하면서 논쟁에 불을 당겼다. 새코나기는 두 회사의 발표와 자체 조사를 통해 총 140여만대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 판매된 것을 다 합쳐도 40만대가 되지 못한다”면서 “결국 사라진 아이폰은 대다수가 유통 재고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코나기는 또 “아이폰 사용자들이 잠금 장치를 해제, AT&T에 가입하지 않고 MP3플레이어로만 활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전체의 20%에 못미친다”며 “적어도 67만대는 유통 재고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아이폰 대리점이 4400개임을 감안한다면, 각 대리점마다 적어도 150대는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애플이 수요와 상관없이 생산량을 더 늘린다면 재고는 폭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유력 일간지와 통신사들도 하나둘 ‘아이폰 거품’ 논란에 동참했다.

포춘은 ‘애플이 3억달러에 달하는 그레이 마켓(불법유통 시장)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를 주제로 숫자상의 허구를 표까지 만들어 일목 요연하게 전했고, 블룸버그는 ‘총 100만대의 아이폰이 잠금 장치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아이폰의 4분의 1은 잠금 장치가 해제돼 불법 사용되고 있다’고 타전했다. 덕분에 애플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새코나기는 “애플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봐야한다”면서 “신형 3G 모델이 나오면 가격을 인하해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판매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킷이나 신형 애플리케이션 등을 일반에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