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앞세운 가격공세로 국내 휴대폰업체를 벼랑 끝으로 몰았던 모토로라가 지난 한 해 휴대폰 사업에서 총 12억달러의 순손실을 보면서 삼성전자에 2위 자리를 내주고 침몰했다. 반면에 프리미엄 디자인과 첨단 기술, 신흥시장 공략용 전략 무기를 갖췄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 한국 휴대폰의 위용을 알렸다. 24일(현지시각) 실적을 발표하는 노키아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면서 사상 최대의 이익률과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알려져 그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모토로라 추락의 끝은 어디=모토로라는 23일(현지시각)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휴대폰 매출이 전년 대비 33% 줄어든 190억달러(18조120여억원)에 그친 것으로 밝혔다. 순손실액은 12억달러, 연평균 -6.4%의 적자율을 보였다. 4분기 실적 역시 판매량 감소세가 지속돼 4090만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48억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연간 총판매량도 1억5900만대로 2006년 2억1740만대보다 5840만대나 감소했다.
그레그 브라운 모토로라 CEO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점유율이 12.4%까지 떨어졌다”면서 “올해 1분기까지는 이 같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은 ‘레이저’ 이후 후속 히트 제품을 내지 못한데다 신흥 성장시장으로 떠올랐던 중국과 인도 등 중저가 시장에서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점유율을 내준 것이 주효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LG 대약진, 소니에릭슨 견제 시급=반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각각 4630만대와 2370만대 등 분기 최대의 판매량으로 기염을 토했다. 연간 판매량도 1억6100만대, 8050만대를 각각 보여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연간 판매량으로 사상 처음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으며 LG전자는 4위인 소니에릭슨과 격차를 좁혔다.
관건은 모토로라 몰락의 반사이익을 노키아와 소니에릭슨도 함께 갖고 간다는 점이다. 노키아는 4분기에 40%가 넘는 점유율로 사상 최고의 기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에릭슨 역시 지난해 4분기에 308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연간 매출액 180억달러와 판매량 1억340만대를 거둬 모토로라를 바짝 뒤쫓았다. 워크맨폰·사이버샷폰 등 고가 프리미엄 전략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코미야마 히데키사장 소니에릭슨 신임 사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 등을 본격 공략해 3년 이내에 업계 3위로 올라서겠다”며 모토로라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정지연·이동인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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