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PL, 4분기 LCD 실적 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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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5일 밝힌 LCD사업 실적 호조는 전날 발표한 2위 업체인 LG필립스LCD(LPL)의 실적과 그대로 빼닮은 모습이다. 호황기에 나타나는 실적 동조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익률 흡사=삼성전자 LCD총괄과 LPL은 거의 동일한 수준에서 사상 최고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본사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0.6%, LPL은 20.4%를 각각 달성했다. 전세계 LCD 패널 시장이 급격한 호황으로 돌아섰던 지난해 3분기와 유사한 현상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 LCD 총괄은 17%의 이익율로 성장했고, LPL도 적자에서 비슷한 수준인 17%대의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LCD 패널시장이 호조를 보일때 선두권 업체들이 동반 성장하는 양상이라는 지적이다. CJ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업황이 좋을때는 한국은 물론 대만의 선두권 업체들도 모두 비슷한 이익률을 보인다”면서 “LCD 실적은 기본적으로 업황에 따른 것이며 개별 기업들간의 차이는 비수기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결국 8세대 라인을 먼저 양산한 삼성전자가 생산 물량과 매출액에서 앞서 있고 대형 TV 수요에 유리할 뿐, 이익률은 근사하다는 분석이다.

◇LPL이 더 실속?=안을 들여다보면 LPL이 더 실속있는 장사를 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본사 실적발표에서 자사 DM총괄의 TV·모니터 등에 판매하는 물량을 매출액에서 뺀다. 매출액 중복 산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신 영업이익은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 4분기 20.6%의 이익율에서 DM총괄에 판매한 매출액 만큼 고려해야 하는 탓에 실제 이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 LCD총괄 전체 패널 생산량의 30% 안팎을 삼성전자 내부에서 소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LPL보다는 상당한 비중만큼 낮은 이익률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LPL과 달리 8세대 라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적지 않은 감가상각비 부담도 안은 반면, 지난 4분기 부품단가를 거의 인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로 이익률에서 상쇄되는 부분도 있다. 다만 가장 높은 이익율과 빠른 신장세를 보인 대형 TV 패널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체 패널 생산량의 59%를 TV용으로 판매하며, 하반기에는 8세대 2단계 라인의 양산으로 더욱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반면 LPL은 올해까지 기존 7세대 라인에서 한정된 물량만큼 TV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움이다.

한편 삼성전자 LCD총괄은 지난해 4분기 반도체·정보통신을 제치고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단위로는 연결기준 영업이익규모 역시 2조원대를 돌파해 최대 효자 사업이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