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치가 도시바와 후지쯔의 하드디스크드라이버(HDD)와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을 인수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C넷·데일리테크 등 주요 외신이 15일 보도했다.
설립방식은 히타치, 도시바, 후지쯔가 3분의 1씩 스토리지 사업부를 동등하게 합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시장 내에서 현지 업체와 경쟁에 대비해 추진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이 계획에 대해 “1990년대 60개의 스토리지 업체가 존재했는데 지금은 7개만 있다”고 현재의 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이런 방식은 누구나 생각했던 것이다”라고 말해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현재의 위치를 위협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최근 1.8인치 HDD를 개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삼성전자 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계획의 실행 여부 및 세부사항은 일본 회계연도 시작되는 오는 4월 1일까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히타치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하드 드라이버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은데 그것을 팔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한 바 있다. 당시는 도시바와 후지쯔가 히타치의 제의에 대해 응답하지 않은 상황 때문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이번 합병은 히타치의 기업 가치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경쟁 구도를 출현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HDD 시장은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선두 그룹을 이루면서 PC 및 노트북용 HDD 시장을 이끌고 있고, 히타치·후지쯔·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은 1.8인치 등 모바일용 HDD로 후 순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은 선두 업체에 비해 1TB급 등 고집적 기술 개발이 늦고 모바일 시장에서는 SSD 등 플래시메모리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 왔다.
이동인기자@전자신문, d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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