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이 놀랍다. 해당 기업의 눈부신 매출이나 이익 증가 또는 산업연관효과가 아니라 업체 수의 증가가 그렇다는 말이다.
한국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월 1일부터 2007년 12월 7일까지 국내에 등록된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은 정확하게 1631개다. 자그마치 935개가 지난해 등록됐다.
물론 모든 업체가 신설 법인은 아니다. 2007년 10월에 등록한 지멘스, 2006년 7월에 등록한 삼성에버랜드처럼 규모가 크고 한국 진출 및 설립 역사가 꽤 된 기업도 있다. 하지만 신설업체가 워낙 많고 대부분 자본금 5000만∼10억원 규모로 미래 사업성을 장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맹목적인 사업 진출에 살짝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분명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현재 핵심 대안 사업으로 부상했다. 70년대 공업화 이래 소요하는 에너지의 거의 전량을 수입하던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의 족쇄를 끊을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단순한 장밋빛 미래 전망만을 듣고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나 확고한 사업 계획 없이 섣불리 창업이나 신사업 진출에 나선다면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에너지산업에 기여는커녕 해만 끼치게 될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전 세계는 닷컴 버블에 휩싸였고 2000년대 초반 무수한 기업이 몰락했다. 웹2.0 바람이 새로 불고 있지만 버블2.0의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훗날 2000년대 초반의 ‘IT버블’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버블’을 회상하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최순욱기자<디지털산업부>@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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