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신규투자와 벤처펀드가 각각 1조원을 돌파해 ‘벤처붐’의 조짐을 보인 데 이어 미국 벤처캐피털 업계도 IT붐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호황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미 시장조사업체인 톰슨파이낸셜과 미 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미국 VC업계는 지난 4분기에만 110억달러를 조달, 작년 한 해 총 347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였다고 15일 레드헤링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1년 388억달러 이후 최고치로 전년보다 9.4% 증가한 액수다. 펀드 수 역시 총 235개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표 참조>
마크 히센 NVCA 사무국장은 “클린 테크놀로지, 생명과학 등에 거액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며 “‘묻지마식’ 투자가 횡행했던 지난 1999∼2001년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벤처펀드는 지난 2002년, 벤처버블이 가라앉으면서 39억달러로 최악의 상황을 보인 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2001년 수준 가까이 근접했다.
국내의 경우 2004년 12월 ‘벤처산업활성화 종합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벤처 경기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 3년 연속 가파른 투자 확대가 이뤄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 파문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기가 불투명한 가운데 벤처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미국 벤처펀드의 증가는 향후 경기부양의 단초로 벤처가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벤처버블 이후 벤처투자 분야의 선순환 구조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을 ‘투자 과잉’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스파크 캐피털의 토드 더그리스 씨는 “현재 VC 시장에 너무 많은 돈이 몰려 있다. 불균형 상태다. 유동성도 충분치 않다”며 “이는 관련 업계에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야기시킨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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