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3일 차기 정부가 추진할 국정과제 155개를 선정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보고된 국정과제는 경제분과 52개를 비롯해 사회·교육·문화분과 24개, 외교·통일·안보분과 54개, 정무·법무·행정분과 17개, 국가경쟁력 특위 8개 항 등이다. 인수위는 또한 청와대와 총리실의 조직 축소와 기능 재조정을 비롯, 각 부처의 기능 중심 재편 방안과 416개에 달하는 각종 정부 위원회의 통폐합 조치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활동에 대한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정부 조직개편에 관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은 지난해 국민 소득 2만 달러 돌파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런데 관련 부처를 다른 부처에 통합하려는 인수위의 정부부처 개편안은 비록 기능 중심으로 정부 부처를 통폐합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세계 각 지역의 개도국들이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잇달아 방한하는 것에서 볼수 있듯이 우리의 IT 기술은 이미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정통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IT진흥정책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다. 꾸준하게 성과를 내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과기부를 통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오늘날 과학기술 7대 강국으로 부상할수 있었다.
여기서 멈추지말고 우리나라는 몇 년안에 세계 5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그러려면 보다 강화된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부총리제를 도입한 우리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과학기술 관련 정책 조정능력 향상과 사업간 중복 방지, 정책간 협력 증대 및 정책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인수위의 향후 활동 로드맵에 따르면 14일 이 당선인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발표하고 당분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인선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한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말처럼 인수위가 차기 정부의 국정 목표를 세우고 155개 국정 주요 과제를 선정한 것은 결코 이명박 정부 5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장기 국가 비전이 여기에 달려있다.
이명박 정부는 7% 경제성장을 통해 소득 4만 달러 진입과 세계 7대 강국 도약이라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그런데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는 과학기술과 IT부처를 축소해 놓고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인수위의 국정과제를 보고받고 이 당선인은 ‘안정 속의 변화’를 강조했다. 안정도 변화도 우리 경제가 세계속에 우뚝설 때만 가치가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무엇이 세계 속의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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