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비스·게임·영화 등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시장에서 KT·SK 통신 진영의 위상은 이제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양 진영은 이미 수년 전부터 관련 크고 작은 콘텐츠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등 사업을 활발하게 확장해왔으며, 이제는 아예 분야별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진검승부를 겨룰 정도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콘텐츠시장 독식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지만 한편에선 통신산업이 네트워크 기반에서 단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에 국한하지 않으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당연한 변화라고 말한다.
◇인터넷서비스, SK>KT=커뮤니티를 포함한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는 SKT 진영의 경쟁력이 KT를 단연 앞선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유선 검색포털인 엠파스와 싸이월드 등 3, 4위권 트래픽을 유지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 ‘네이트’의 인지도가 높아 유·무선 연동 서비스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자회사인 또 다른 포털 하나로드림까지 거느리게 돼 다소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 엠파스를 합병했듯 추가 교통정리 가능성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KT는 KTH(서비스명 파란)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나 포털 시장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NHN, 다음 등 외부 포털과 제휴 형태로 부족한 역량을 확충하는 정도다. 올해 와이브로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KT가 유·무선 기반의 포털 및 커뮤니티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지가 주목할 대목이다.
◇엔터테인먼트, KT>SKT=양사는 올해로 엔터테인먼트에 적잖은 금액의 투자를 시작한 지 4년차게 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올려야한다. 그나마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는 KT가 SK텔레콤보다 조금 우세하다는 평이다.
KT는 올리브나인에 164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싸이더스FNH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실제 대박을 터뜨리는 영화도 나타났다. KT는 IPTV 사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들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또 4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계획하는 등 통신과 엔터테인먼트 간의 조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KT보다 먼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발을 들인 SKT는 거액을 투자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2005년부터 영화드라마 부분에서 IHQ에, 음악부분에서는 서울음반에 투자했다. 그러나 초기 영화 투자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서울음반 투자도 음원 독점 시비에 얽매이는 어려움을 겪었다.
◇통신사도 ‘후방 산업 효과’ 고려 필요=일부에서는 벤처 위주로 형성돼있는 콘텐츠 시장에 통신사의 거대 자본 투여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다. 통신사는 대기업인데다 특히 무선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 유선 인터넷과는 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신사의 콘텐츠 전략이 자칫 국내 전체 콘텐츠 시장을 ‘통신대기업 수직 계열화’라는 왜곡된 모습으로 고착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최찬석 서울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도 브랜드 포털에 등록된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 콘텐츠 모델인 ‘월드 가든(walled garden)’에 집착하고 있다”며 개방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혜선·김인순기자@전자신문, shinhs·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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