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화 사회가 무엇인가에는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정보의 중요성에는 모든 학자가 동의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서 정보는 기축적인 재화로서, 사회의 원동력으로서, 권력의 원천으로서 또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벨을 비롯한 정보사회론자에 따르면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재화·수단·요소 또는 자원으로 등장하게 된다.
정보사회론의 시각에서 정보사회를 정의하면 ‘정보화 지식이 사회의 주된 재화 또는 생산요소로 등장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물질적 재화가 부의 원천이었으나 정보화 시대에는 지식·정보와 같은 정신적 재화가 부의 원천이 되며 따라서 산업사회의 양대 생산요소였던 노동과 자본도 정보화 사회에는 지식으로 대체된다. 결국 이러한 정보를 소유한 자가 부를 재분배하며 사회가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업 시각에서 보면 정보에서 더 나아가 독점적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정보를 기술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자사의 독자적 기술력으로 귀결된다. 이야말로 시장을 지배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며 생존을 위해 독자적 기술력 확보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 사이에서 노하우나 기술력을 빼내기 위한 불법적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피해 업체는 연구개발에 소요된 시간과 비용을 속절없이 잃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피해를 합법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특허다.
특허는 기술 공개의 대가로 해당 기술의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전 세계적으로 특허제도가 정비되면서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이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분야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선점하는 세상이 도래했으며 이 때문에 특허 침해 사건에 연루돼 문을 닫는 기업 역시 속출하고 있다.
이는 곧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쌓은 독점적 기술 장벽을 뛰어넘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능가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IT기업의 특허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 기업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기업과 맞서기 위해 원천기술을 개량한 다양한 특허를 출원해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마치 원천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권리를 획득함으로써 원천기술 보유기업마저도 기술 응용 가능성을 단절시켜 놓은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원천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응용한 기술의 사용 요구가 증가할 것임이 자명하다.
그러나 위 기업의 특허 장막으로 인해 원천기술을 응용한 기술은 일본기업과 위 기업 모두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일 것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양자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해 공생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약자의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위 기업과 같은 후발업체가 특허를 통해 특허 문제를 해결한 대표적 경우며 원천기술 개발은 뒤처졌지만 결과적으로 원천기술을 반독점적으로 사용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이처럼 특허는 잘만 활용한다면 기업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시각은 특허에 회의적이다.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예산을 감축하는 부분이 바로 특허며 침해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해결하겠다는 사고가 경영자 사이에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갈수록 개방되는 글로벌 사회에서 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기술력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자각해야만 한다.
대기업에 비해 기술·자본력에서 열세에 놓인 중소기업은 특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는 길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춤으로써 대등한 지위에서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임을 기업 스스로 인지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정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며 특허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의 부흥을 위한 중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류병훈 EMW안테나 대표 ryu@emwantenn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