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호주의시대, 기술유출방지·기술협력확대 두 마리 토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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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보호주의시대’ 도래에 맞춰 기업은 기술의 유출 방지와 함께 합법적으로 해외 우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기업의 핵심 난제로 기술유출 방지와 신기술 확보가 떠오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기술보호주의의 부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지금 세계는 기술유출 방지에 총력=해외 기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담기구 설치 등을 통해 정부가 민간기술 유출 방지의 최전방에 서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국가방첩실(ONCIX)을 설립해 산업첩보 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러시아는 기존 KGB를 대체한 연방보안국(FSB)을 중심으로 인력 관리와 첨단기술에 대한 보호활동에 나섰다. 중국도 산업기밀 유출을 위해 국가안전부(MSS)가 활동에 들어갔다.

 기술유출 차단을 위한 법 제·개정 작업도 한창이다. 미국은 외국인 투자심사위원회를 두어 M&A나 직접투자 등을 심사하고 있다. 프랑스는 경영권인수 방어법을 통해 11개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수는 국가승인을 의무로 정했다. 일본도 올들어 M&A 사전신고 대상에 탄소섬유·티타늄합금·로봇 등 첨단기술 업종을 대거 추가했다. 최첨단 기술의 경우 정부의 승인을 거치라는 취지다. ◇기술은 ‘블랙박스’화=기업도 기술유출과 전쟁중이다. 국가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기술유출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주로 핵심부품의 모듈화를 통해 분해·조립을 어렵게 함으로써 리버스엔지니어링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핵심부품에 대해서는 폐쇄적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캐논의 복사기로 핵심부품들을 일체화해 기술분석이 어려운 ‘카트리지’ 형태로 모듈화했다. 일부 업체들은 제조장치까지 자체 제작해 제조 과정 및 노하우의 유출을 방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유출은 막고, 협력은 강화=기업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기술의 유출을 막는 동시에 확실한 기술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기술보호주의가 심화할수록 기술 값은 높아진다. 국가안보 및 경제적 손실 등을 상쇄할 수 있는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외국기업과의 기술 협력에 소극적일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소외될 수 있으며 나중에 엄청난 비용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세계 기술교역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 이상 기업이 모든 기술을 자체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준에서 국제적 기술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원희 수석연구원은 “국제기준에 따른 기술보호 체계를 구축해 국내 기술의 보호와 동시에 선진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은 현지 기업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며, 정부는 국가별로 핵심기술 영역과 보호 정도가 상이한 만큼 다양한 국가와의 기술협력조약 및 협력이 요구된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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