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론 조사업계, 유선 전화 인구 감소로 표본 추출 `골머리`

 우리나라에서 대선 8일을 남겨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라는 초대형 호재를 맞은 여론조사 업계가 유선전화 해지율 급증에 따른 신뢰도 추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아예 유선전화를 없애고 휴대폰으로만 통화하는 가구가 급증, 표본 추출과 인터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70년대부터 유선전화를 기반으로 표본을 추출, 정교한 조사기법을 발달시켜 온 미국 여론조사 업계로서는 총체적인 방법론 변경까지 고민해야 할 판이다.

 10일 뉴욕타임스는 2008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휴대폰 사용 가구가 급증, 기존 여론조사 방식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마크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가구 중 유선전화 없이 휴대폰만 사용하는 가구 비중은 2003년 3%에서 최근 16%로 크게 높아졌다. 스테판 블럼버그 미국국립건강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 박사는 “이 수치는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말 25%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휴대폰 조사 방법의 연구가 미진하고 조사에 걸림돌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 유선 전화는 지역별 번호 코드가 있어 표본 할당이 가능했지만, 지역 코드가 없는 휴대폰 번호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낮은 응답률도 문제다. 미국에서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사람은 물론이고 받는 사람도 분당 요금을 내야 한다. 수신자가 별도의 요금까지 치르면서 긴 설문지에 답해주기는 힘들다. 여론조사 업체는 답변에 적절한 보상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여론조사 시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발신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어 휴대폰 전화 설문 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또 운전 중 휴대폰으로 설문에 답할 때도 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는 등 기존에는 아무 문제 없었던 응답자의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폴 라브라카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이제 휴대폰 샘플링이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맘 편히 있을 조사가는 없을 것”이라면서 “2008년 미국 대선은 연구자들이 휴대폰을 이용한 여론조사 방법을 배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갑 누리리서치 사장은 “국내 여론조사 기관도 통신인구 변화에 따른 새로운 조사 기법 발굴에 한창”이라면서 “최근에는 유선전화 무작위 표본 추출 방식이 아닌 휴대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패널 조사 방법이 대안으로 시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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