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공급 부족..과학계 비상

각종 과학연구에 사용되는 헬륨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과학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 20년 간 미국 내 헬륨 수요가 80% 이상 증가했으며 아시아 같은 지역에서는 매년 20% 이상 헬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헬륨가격도 급등, 연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헬륨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천연가스전 등에 다양한 농축물 형태로 존재하는 헬륨을 특수한 정제과정을 통해 추출해내는 것이지만 갈수록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초저온용 냉매로 사용되며 컴퓨터 마이크로칩이나 평면디스플레이, 광섬유 생산에도 들어가는 등 헬륨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헬륨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공급이 늘어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헬륨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의 한 연구소의 경우 지난 여름 리터 당 4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공급받던 헬륨을 이제는 8달러를 주고 확보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

헬륨을 사용하는 대형 산업시설은 사용한 헬륨을 재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영세한 연구소들에 헬륨가스 공급부족과 가격 급등은 곧바로 연구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계우주에서의 미분자 생성과정을 연구해온 시라큐스대학의 물리학자인 지안프랑코 비달리 교수는 외계우주와 같은 기온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헬륨 공급이 중단되면서 연구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헬륨공급 중단으로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구조생물학연구센터의 데일 레이 박사도 핵심부품을 냉각하는데 사용되는 헬륨 가격의 급등으로 운영하고 있던 2대의 핵자기공명(NMR)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NMR을 이용해 진행하던 알츠하이머병 유발 단백질 연구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