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 (RFID) 분야의 특허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주요 기업이 독자적인 컨소시엄을 발족한 데 이어 프랑스 텔레콤·LG전자 등 7개 업체가 특허 공유를 목적으로 별도 조직을 만들고 세력 규합에 나섰다.
RFID 컨소시엄은 7개 업체 명단을 공개하고 특허 라이선스를 공유(Patent Pool) 하기로 했다고 레드헤링이 밝혔다. 컨소시엄 멤버로 거론된 업체는 LG전자· 프랑스 텔레콤· HP·3M· 모토로라· 씽매직· 지브라 등이다. 이들 컨소시엄은 특히 UHF RFID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미국 법무부에 사업 검토를 신청한 상태이며 사업 승인이 나면 RFID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에 해당 특허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해 9월 지브라 등 주요 RFID 전문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뜻을 내비쳤다.
<뉴스의 눈>
RFID 특허 주도권을 둘러싼 ‘샅바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결 구도는 일본 대 기타 국가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이번 글로벌 컨소시엄 출범에 앞서 일본은 이미 자국 업체 중심으로 연합체를 발족해 기술 개발과 상용 서비스에 나선 상황이다. 일본은 올해 초 ‘일본 애플리케이션 컨소시엄 (JAC)’를 구성했으며 여기에는 소니·도시바·히타치·마쓰시타가 포함돼 있다. 일본이 독자 행보를 걷는 배경은 정부의 관심과 기술력 때문이다. 일본은 RFID 분야에서 통산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물류 RFID 사업을 위해 홍콩·일본·싱가포르·로스엔젤레스를 잇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국제 표준 분야에서 자국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에 이어 이번에 새로운 RFID 컨소시엄이 출범하면서 RFID 특허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RFID 컨소시엄 측은 “라이선스 공유로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요하면서도 비중 있는 특허를 가진 업체를 대상으로 컨소시엄을 늘려 나가겠다”고 공격적으로 컨소시엄을 운영할 뜻을 밝혔다. 문제는 국내 업체다. 국내 RFID 시장은 대부분 벤처와 중소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규모와 기술 모든 면에서 글로벌 업체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없다면 글로벌 특허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국내의 위상은 더욱 초라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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