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 인가 조건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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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시 붙을 정부의 ‘인가 조건’이 인수 이후의 문제에서 인수 전 검토사항으로 바뀌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조건부 인가와 독과점 가능성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경쟁사들은 시장점유율 제한, 800㎒ 망 조기 개방, 음성·데이터 회계 분리 등을 거론하면서 SK텔레콤을 압박했다. SK텔레콤은 인가조건이 까다롭다면 인수 자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조건부 인가는 당연하다”는 의사를 밝혀 어떤 형태로든 조건을 붙이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아직 인수가 확정되지 않아 이르긴 하지만 SK텔레콤의 인수에 대비해서 통신시장의 동향이나 독과점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서 검토 중”이라면서 ‘권한 행사’ 의지를 나타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가 조건은 시장 점유율 제한이다. 지난 2000년 신세기통신 합병 때에도 공정위는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출 것’이라며 이 조건을 붙였다. 가입자 차별과 같은 소비자 문제 해결에 집중했던 신세기 합병 때와 달리 하나로 인수 시에는 공정 경쟁이 더 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제한이 또다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표참조>

 하지만 가급적 도매 외에는 규제하지 않으려는 통신정책 방향과 다소 어긋나고 같은 무선이었던 신세기와 달리 유선과 무선이라는 다른 역무의 결합이라는 점이 변수다. SK텔레콤은 이처럼 다른 상황을 적극 알리려 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반박하는 경쟁사와 논리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경쟁사는 또 800㎒ 망 조기 개방과 음성·데이터 회계 분리도 내심 바라는 눈치다. 800㎒ 망 개방은 재판매 활성화와도 맞물렸다. 재판매 규정이 포함된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된 후 시행령 및 고시 제정까지 적지않은 기간이 소요될 전망인데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정부가 ‘조기 개방’을 유도해주기를 경쟁사들은 바라고 있다.

 음성·데이터 회계 분리 역시 경쟁사들이 오랫동안 제기해온 문제다. KT는 시내외는 물론이고 초고속인터넷 등 모든 사업 분야의 회계를 분리해 원가를 공개하지만 이동전화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유선과 이동통신의 성격이 달라 음성과 데이터 회계 분리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SK텔레콤에 대한 규제를 원하면서도 같은 규제를 받게 될 KTF와 LG텔레콤의 입장이 변수다.

 SK텔레콤은 아직 인수도 안됐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그렇지만 내부에서는 “까다로운 인가 조건을 다느니 인수를 포기하는 게 득일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인가 조건에 따라 득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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