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업계 혼용 생산 `절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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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D업계가 도입한 혼용 생산체계가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

LCD 혼용 생산체계는 그동안 기판크기에 따라 TV·IT·중소형 등으로 구분해 생산라인을 운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TV용 패널 전용라인에서 IT용 패널을, IT용 라인에서 TV용 패널을 일부 섞어서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혼용 생산체계는 이전 전용라인 생산체계보다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LCD업계의 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전용 생산라인 체계가 붕괴되면서 TV·IT 등 제품별 공급량 예측이 어려워져 사업계획 수립이 불투명해지는가 하면 사업부별 생산라인 일괄 관리가 힘들어 사업부체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걸림돌도 되고 있다.

◇이익 확대 ‘일등공신’=혼용 생산체계는 IT용 패널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성수기를 맞는 반면에 TV용 패널은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패널을 적시에 조달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PL은 올 상반기 IT용 패널이 공급부족에 직면해 판가가 급상승하자 40인치 이상 TV용 패널을 생산해온 7세대 라인에서 19인치, 22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대량 생산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또 대만 치메이옵트로닉스(CMO)는 3분기부터 TV용 수요가 폭증하자 노트북용 LCD 전용라인인 5.5세대 라인에서 52인치 TV용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PL이 지난 3분기 7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도 판가가 크게 올라 수익률이 좋아진 IT용 패널 생산량을 7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늘린 것이 주효했다.

LPL 관계자는 “혼용 생산체계는 대형 기판인 7세대 가동으로 생산능력이 커져 수요가 모자라는 분야로 활용할 여유가 생기면서 가능해졌다”며 “예전에는 IT·TV 등 대표 제품별로 모델이 적어 전용 라인 생산체계가 효과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모델이 워낙 다양해지고, 제품별·모델별 수급변화도 잦아 탄력 생산체계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기형화되는 조직=혼용 생산체계의 최대 단점은 삼성전자와 LPL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도입한 사업부체제가 뿌리내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라인 주력제품이 IT와 TV용 패널로 나눠져 있으면 해당 사업부가 생산라인까지 일괄 관리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혼용라인은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사업부가 아닌 별도의 조직이 관리를 맡는 기형적인 조직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T·TV·중소형 등 3개 사업부체제로 전환한 LPL의 경우 라인 관리는 사업부체제에서 관리할 수 없어 ‘패널센터’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든 상태고, 올 하반기 HD와 모바일 사업부체제를 도입한 삼성전자도 혼용 생산라인이 몰려있는 천안 생산라인의 관리 주체를 ‘천안센터’에서 맡고 있다.

삼성전자 LCD영업팀 관계자는 “올해 공급부족에 맞춰 내년 생산물량을 고객별로 배당하는 사업계획 수립이 한창이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탄력적으로 조정돼 공급량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혼용 생산체계 때문에 향후 물량을 배정해놓고도 생산량이 모자라 공급하지 못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우려돼 좀처럼 사업계획을 명쾌하게 수립하지 못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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