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SW 도입 5대 걸림돌

 공공부문의 공개소프트웨어(SW) 발주를 두고 기업 간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국내 공개SW 활성화 정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업계는 공개SW 도입에 나타나는 5가지 핵심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예 모든 문서의 포맷 자체를 바꿔야 하는 등 대규모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사례가 많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5대 걸림돌은=최근 들어 가장 많은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바로 비공개SW와의 호환문제다. 맨드리바리눅스를 공급하고 있는 메타냅은 최근 우체국의 한 사업에서 리눅스 운용체계(OS) 발주를 하면서 여러 리눅스와 호환되지 않은 아래아 한글뷰어를 요구한 것은 문제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문제는 GS인증에 관한 것이다. 3∼4개월에 한 번씩 커널이 업그레이드되는 공개SW의 특성상 획득하는 데 6∼7개월이 걸리는 GS인증을 받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공공기관의 유지보수율 규정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지보수율은 보통 정가의 몇 %로 결정되는데 서비스의 대가만을 받을 뿐 제품 가격은 무료인 공개SW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는 국내 표준 작업도 공개SW 도입의 걸림돌로 꼽았다. 국제 표준과 달리 국내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표준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는 공개SW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사업규모다. 그동안 공개SW 활성화를 위해 진행된 정부 프로젝트 규모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작 공개SW에 배정된 것은 몇 %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해법 제 각각=메타냅이 제기한 비공개SW와의 호환문제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공공기관은 모두 문서를 아래아한글로 작성하고 있어 문서를 보기 위해서는 뷰어라도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아시아눅스용으로 나온 한글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수정해 다른 리눅스에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식버전을 사용해야 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또 다른 측에서는 한컴의 뷰어 정책이 일종의 끼워팔기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서자룡 메타냅 이사는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컴이 다른 리눅스와 호환되도록 뷰어를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며 “한컴도 끼워팔기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리눅스와도 호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S인증 문제는 1년에 한 번꼴로 나오는 메인 버전만 받도록 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대답이다. 표준 작업 문제도 공공기관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망=공개SW에 호환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공개SW 호환을 향한 문제제기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서 호환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기록물 표준으로 제정된 pdf-a-1이나 XML 기반의 odf 형식의 파일로 변환해 저장하기 위해서는 1∼2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GS인증 등 공공기관 납품 시 다른 SW에 적용하는 규정을 공개SW라고 해서 예외적용으로 두는 것도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문희탁 한국공개SW협회장은 “공개SW 확산 정책이 기존 SW산업 활성화 정책과 부딪히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공개SW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까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로 그렇다고 기반이 다 조정된 후에 공개SW 확산 정책을 펼치면 너무 늦기 때문에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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