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간 의사소통 방식이 e메일을 주고받던 데서 벗어나 메신저처럼 ‘실시간으로’ 간단하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번거롭게 주소를 쓰고 문장을 길게 써야 하는 e메일보다 즉각적인 상호 교감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IT인프라 부재로 아직 e메일조차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나라 위치에서는 기가 막힐 일이겠지만 세계 최고의 초고속 광대역통신망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러다가 정말 아이들 입에서 “편지가 뭐야”란 질문이 나오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리나라 우편물량은 지난 2002년 55억통을 정점으로 매년 5∼6%씩 감소하고 있다. 우체국 금융사업 또한 민간금융기관의 대형화·겸업화로 경쟁이 치열해져 경영수지 전반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이러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3년 8월 정부 부처로서는 처음으로 6시그마를 도입했다. 사실 공무원 조직에 민간경영기법인 6시그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험일 수밖에 없었다.
직원 처지에서는 어려운 통계기법을 배워야 하고 또 다른 일거리만 만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먼저 6시그마를 도입했던 민간기업에서 도입 최대의 걸림돌로 이미 나왔던 문제였다. 일부 민간기업에서는 직원의 저항과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 부족으로 중도 포기하기도 했고 직원의 반발과 조직적인 업무 해태(懈怠)로 도입은 했지만 결국 실패한 기업도 나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같은 기업의 실패사례를 분석하는 것으로 6시그마 도입을 준비했다. 특히 민간기업의 실패 사례를 모델로 하는 새로운 6시그마 성공이론인 ‘우정 6시그마 프로그램 트리니티’를 정립했다.
6시그마 성공을 위한 3위 일체(trinity)로 불리는 ‘우정 6시그마 프로그램 트리니티’는 6시그마의 운용절차와 성과 보상시스템·방법론의 세 가지 부문이 초기부터 조화를 이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에 응용해 과제발굴에서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인 절차를 구성하고 과제수행자에게는 인사상 성과보수(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성과보상제를 도입했다.
또 기존의 6시그마 방법론(DMAIC)을 우정사업본부 조직에 맞게 개발해 직원이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4만3000여명의 모든 직원이 6시그마의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다. 직원 모두의 혼연일체 없이 6시그마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이렇게 공공기관 최초로 추진된 6시그마는 우정사업의 핵심적인 혁신 툴로 정착돼 업무효율을 향상시키고 대국민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비용절감의 효과와 수익성 개선의 효과는 해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실감할 수 있게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이 같은 성공을 기반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6시그마 경영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도 경영품질종합대상을 받았다.
6시그마 도입 3년여 만에 민간기업에서 벤치마킹하는 성공사례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민간기업과 같은 경영효율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민간기업의 경영혁신 모델인 6시그마를 도입한 공공기관이 다시 민간에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 것이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해 미래를 새롭게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에서 추진하는 6시그마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때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경원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kwjung@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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