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신­, 삼성SDI에 PDP TV 협력 제안

 하이얼과 함께 중국 가전산업을 이끌고 있는 하이신이 삼성SDI에 PDP TV로 ‘제2의 비지오 성공 신화’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하이신의 가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슈민 부회장은 7일과 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삼성SDI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도 PDP 수급 계획의 협의를 진행했다. 총괄 대표가 직접 내한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이신과 삼성SDI는 최근 북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지오 LCD TV식 모델’을 PDP TV에 적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신 관계자는 “북미의 디지털TV 교체 수요와 베이징올림픽 등 특수가 예상되면서 패널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이 기반이 돼야 공격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PDP 진영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비지오-LPL과 같은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전반적으로 패널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양판점 등 저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김유경기자@전자신문, jyajang@

 <뉴스의 눈>

 전 세계 평판TV 시장에 또 한 번의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성수기를 맞아 패널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북미에서 시작된 가격 파괴 바람이 올림픽 특수가 예고된 중국으로 번질 태세다.

 지난달 초 중국 국경절 시즌에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업체가 단행한 할인 이벤트는 평판 TV 가격대를 10% 이상 하락시켰다. 중국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32인치 PDP TV는 또 다른 복병이다. 물량은 크지 않았지만 중소형 LCD TV의 가격 인하를 부추기고 있다.

 하이신과 삼성SDI가 어떤 협력 구도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LCD 패널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소니·샤프 등 패널 공급처를 수직계열화해서 갖고 있지 않은 기업의 행보는 이미 PDP 진영에 눈이 꽂혔다. 하이얼·하이신 등 중국 업체가 대표적 사례다.

 특히 하이신은 중국 내 TV시장 정유율 약 12%의 1위 업체로 PDP 패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중국 시장은 물론이고 전 세계 평판 TV시장에서 ‘제2의 비지오 신화’를 이끌어낼 잠재력을 갖고 있다.

 당장의 시장점유율은 적지만 여러 역학구도상 중국 업체의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다. PDP 진영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치기는 어렵다. 적진을 교란시킬 수 있는 여러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지오-LPL처럼 다다익선의 방안에 손을 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는 수익성”이라면서 “저가 시장에 대응하다 보면 패널업체와 세트업체가 동반 부실을 초래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비지오: 대만계 미국 벤처기업으로 한국과 대만 등지에서 조달한 패널과 부품을 바탕으로 현지 위탁생산을 이용해 중저가 평판 TV를 제조, 월마트·코스트코 등 할인점에 대량 공급해 경쟁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지난 2분기 삼성과 소니를 제치고 북미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브랜드 뉴스룸